혼자인데 괜찮아?⑤ 친구가 없는 게 아니라 만날 시간이 없는 것
혼자인데 괜찮아?⑤ 친구가 없는 게 아니라 만날 시간이 없는 것
  • 한승훈
  • 승인 2026.04.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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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의 절반은 외롭다

국가데이터처가 2025년 12월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1인가구 중 ‘평소 자주 또는 가끔 외롭다’고 응답한 비율은 48.9%로 절반에 달했다. 전체 가구 평균(38.2%)보다 10.7%포인트 높은 수치다. 국가데이터처가 1인가구의 외로움을 별도 항목으로 공식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롭다는 느낌은 착각이 아니다.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

같은 조사에서 1인가구가 몸이 아플 때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8.9%, 돈이 필요할 때는 45.6%, 우울할 때는 73.5%였다. 모두 전체 가구 평균을 크게 밑돈다. 인간관계 만족도도 51.1%로 전체 가구(55.5%)보다 낮았고, 불만족 비중은 전체보다 2.1%포인트 높았다.

사회적 관계망이 얇다는 건 단순히 외로운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갑작스러운 질병, 경제적 위기,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외로움은 빈곤과 연결된다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3월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57.6%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반면 월 600만원 이상 가구에서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은 33.0%였다. 소득이 오를수록 외로움 체감도는 단계적으로 낮아졌다.

카페 한 잔, 식사 약속, 취미 모임 등 사람과 사람을 잇는 활동에는 경제적 비용이 따른다. 월세와 생활비에 쪼들리는 청년 1인가구에게 관계를 유지할 여유는 사치에 가깝다.

고독사는 이미 현실이다

보건복지부가 2025년 12월 발표한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3661명) 대비 7.2%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도 7.2명에서 7.7명으로 늘었다. 발생 장소는 주택(48.9%), 아파트(19.7%), 원룸·오피스텔(19.6%) 순이었다.

고독사 현장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임대인·경비원 등인 경우가 43.1%로 가장 많았다. 가족이나 지인이 먼저 발견하는 비율은 점점 줄고 있다. 

구조가 관계를 막는다

통계청이 2025년 발표한 2024년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취업자의 의무시간(일·학습 등)은 하루 평균 7시간 20분이다. 퇴근 후 남는 여가시간은 5시간 8분이지만, 이 중 상당 부분을 미디어 이용이 차지하고 있다.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1인가구의 주말 주된 여가활동은 동영상 콘텐츠 시청(75.7%)이다.

만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다. 퇴근하면 지쳐 있고, 약속을 잡으려면 돈이 든다. 혼자 사는 사람의 여가가 스크린을 향하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그것이 가장 저렴하고 피로하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독거노인의 증가로 '고독사' 또한 중요한 사홰문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인가구의 증가로 '고독' 또한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