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발굴 대상자' 분류됐어도 AI 전화 안 받으면 그만…AI 넘어선 대책 있나?
고독사 '발굴 대상자' 분류됐어도 AI 전화 안 받으면 그만…AI 넘어선 대책 있나?
  • 김다솜
  • 승인 2026.04.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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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가구 분류·AI 전화까지 했지만 통화 불발…방문은 두 달 뒤 예정이었다

경기 김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건 4월 초였다.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이웃과 교류는 없었고, 월세는 1년 넘게 밀려 있었다. 이 남성은 사망하기 수개월 전부터 이미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로 분류돼 있었다.

건강보험료 22개월 체납, 통신사·금융기관 연체. 단전·단수 등 43개 발굴 기준 중 체납 항목 3건이 걸려 있었다. 이를 감지한 시스템은 작동했다. 김포시는 해당 남성에게 지난 1월 말 문자를 보냈다. AI 복지 상담 전화를 꼭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1600'으로 시작하는 번호에서 전화가 왔지만, 사람이 아닌 AI였다. 남성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최근 고독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자체에서는 AI를 활용한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모색 중이다. 대상자에 비해 담당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행 지침은 통화가 불발될 경우 두 달 안에 방문 상담을 하도록 권고한다. 최근 사건이 벌어진 김포시의 경우에서도 담당자가 4월에 찾아갈 예정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 남성은 이미 사망해 있었다.

2024년 보건복지부는 AI 복지 상담 전화를 전국 229개 시군구로 확대했다.

단전·단수 등 위기정보 45종으로 추출된 대상자에게 AI가 직접 전화를 걸어 건강·경제·고용 등 4개 분야를 묻고, 상담 내용을 담당 공무원에게 자동 전달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일일이 초기 전화를 돌리던 구조를 AI로 대체해 효율을 높인다는 취지였다.

성과도 있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인공지능 초기 상담 시스템이 도입된 2024년에는 발굴대상자 142만3466명 중에서 지원받은 이들은 83만1660명(지원율 54.8%)으로, 4년 전과 비교하면 지원율이 18.1% 증가했다.

인력 부족 속에서도 더 많은 위기 가구를 찾아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두 달 안에 방문하도록 권고하지만, 80건을 혼자 감당하는 구조에서 그 권고가 제때 지켜지기는 어렵다.


독거노인의 증가로 '고독사' 또한 중요한 사홰문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인가구의 증가로 '고독사' 또한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I가 고도화돼도 풀지 못하는 것은...

보건복지부는 현행 시나리오 기반 AI를 대화·공감형 생성형 AI로 전환하는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정해진 질의응답을 넘어 복합적인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방향이다.

이러한 방향성은 맞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은 AI가 너무 단순했다는 것이 아니다. 전화를 안 받는 사람, 시스템과의 접촉을 거부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닿을 것인가의 문제다. 아무리 공감 능력이 뛰어난 AI라도,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서울시가 독거노인 대상으로 운영 중인 IoT 돌봄 서비스에도 같은 원칙이 있다. 전력·조도 데이터가 이상 신호를 잡아내도, 마지막 단계는 생활지원사가 직접 찾아간다.

집 안에 설치되는 IoT 센서·스마트 플러그로, 장시간 전기 사용이 없거나 평소와 다른 움직임 패턴이 포착되면 자동으로 알림을 보낸다. 다른 하나는 통신사의 데이터·조도 기반 AI 분석이다.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반복되던 생활 리듬(스마트폰·TV·조명 사용)이 갑자기 멈추면 이상 신호로 판단한다. 

자치구 단위 접근도 빨라졌다. 중구보건소는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사업'을 통해 만성질환 관리와 안전 모니터링을 결합하고 있고, 양천구·노원구 등은 이웃 살핌(인적 네트워크)과 AI 안부 확인을 함께 묶는 '이중 안전망' 방식을 운영한다. 

기술이 신호를 읽고, 사람이 문을 두드린다는 시스템이다. AI 상담 전화는 그 '신호 읽기' 역할로는 효과적이다. 문제는 신호를 읽은 뒤 실제로 문을 두드릴 사람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보다 7.2% 늘었다. 전체 사망자 100명 중 1.09명꼴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81.7%를 차지했다. 50대 중장년 남성 1인가구가 가장 취약하다는 건 매년 수치로 확인된다.

이제는 시스템 안에서 생긴 공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화두다. 이상 신호를 감지한 이후 실제 개입까지 걸리는 '골든 타임' 확보가 핵심이다.

더불어 대상 가구 수를 어디까지 더 늘릴 수 있을지, 데이터 기반 감지의 오탐률을 얼마나 낮추는 동시에 사생활 침해 논란을 피할 수 있을지 등의 문제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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