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꿀팁] 아프면 바로 ‘생계 위기’…1인가구가 챙겨야 하는 ‘상병수당’
[자취꿀팁] 아프면 바로 ‘생계 위기’…1인가구가 챙겨야 하는 ‘상병수당’
  • 김영호
  • 승인 2026.04.09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혼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독감으로 며칠간 일을 쉬었지만, 병원비보다 더 부담스러웠던 건 ‘소득 공백’이었다. 병가가 없는 상황에서 쉬는 만큼 수입이 줄어드는 구조 속에서, 치료보다 생계를 먼저 고민해야 했다. 이러한 현실은 1인가구에게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병수당’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무와 무관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을 하지 못할 경우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이 제도는, 특히 대체 소득원이 없는 1인가구에게 사실상 ‘최후의 안전망’으로 평가된다.

다인가구의 경우 질병으로 소득이 끊겨도 배우자나 가족의 소득으로 일정 부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1인가구는 상황이 다르다. 단 하루만 일을 쉬어도 생활비, 임대료, 고정비 지출이 그대로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상병수당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가족의 역할을 대신하는 제도’로 해석된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 소득 변동성이 큰 1인가구일수록 필요성이 크다.

1인가구의 질병 문제 ⓒGettyImages
1인가구가 질병에 걸렸을 때 상병수당이 중요하다. ⓒGettyImages

하루 약 5만원…‘버티는 비용’으로는 충분할까

현재 시범사업 기준 상병수당은 하루 약 4만9000원 수준이다. 최저임금의 약 60% 수준으로 책정돼 최소한의 생계 유지에는 도움이 되지만, 현실적인 생활비를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기준 1인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를 감안하면, 상병수당만으로는 주거비와 고정지출을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급 수준과 기간에 대한 추가 논의가 불가피하다.

‘아파도 출근’ 줄일까…1인가구 건강권과 직결

상병수당이 본격 도입될 경우 가장 큰 변화는 ‘아파도 출근하는 문화’의 완화다. 특히 1인가구는 병가를 쓰지 못하거나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질병이 악화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른바 ‘프리젠티즘(presenteeism)’ 현상은 개인 건강뿐 아니라 사회 전체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감염병 확산, 의료비 증가, 노동생산성 저하 등이 대표적이다. 상병수당은 이러한 구조를 바꾸는 정책적 개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직은 ‘시범사업’…1인가구 사각지대 존재

현재 상병수당은 일부 지역 중심으로 시행되는 시범사업 단계다. 소득 기준, 취업 형태, 지역 제한 등으로 인해 실제로는 많은 1인가구가 제도 밖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비정형 노동에 종사하는 1인가구는 신청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거나, 소득 증빙 문제로 배제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가장 필요한 계층이 빠지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인가구 시대, 상병수당은 선택 아닌 ‘필수 인프라’

1인가구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질병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곧바로 생계 위기로 이어지는 구조다.

상병수당은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니라, 변화한 가구 구조에 맞춘 사회 안전망 재설계의 핵심 축이다. 특히 1인가구에게는 ‘아플 권리’를 보장하는 최소한의 장치에 가깝다.

결국 관건은 속도와 범위다. 시범사업을 넘어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되지 않는다면 상병수당은 또 하나의 ‘제한적 제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