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대가로 타인에게 보복을 대신 실행해주는 이른바 ‘사적 보복 범죄’가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산하며 새로운 범죄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의뢰와 실행이 분리된 구조가 고착되면서 단순 일탈을 넘어 반복 가능한 조직형 범죄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경찰에 따르면 텔레그램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복을 의뢰하고 이를 수행하는 ‘보복 대행’ 범죄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익명 채널을 통해 의뢰인을 모집하고, ‘급전 알바’ 형태로 실행 인력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범행 대가는 건당 수십만 원에서 100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으며, 의뢰·중개·실행이 분리된 구조가 반복되며 일종의 거래 형태로 굳어지고 있다.
범행 수법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초기에는 현관문 오물 투척이나 낙서 등 재물손괴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명예훼손성 유인물 배포, 도어락 훼손 등 피해자의 일상생활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부 채널에서는 사고 위장이나 이미지 훼손 등 구체적인 보복 방식까지 제시하며 사실상 ‘서비스’ 형태로 범행을 홍보하는 정황도 확인됐다.
특히 개인정보 확보 과정에서 위장 취업까지 동원되는 등 범죄 수법의 조직화가 두드러진다.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사적 보복 범죄에서는 조직원이 배달의민족 외주업체 상담사로 위장 취업해 약 1000건의 고객 정보를 빼돌린 뒤, 이를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범죄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다른 범죄와 결합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투자 사기와 연계돼 피해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범죄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은 개별 사건으로 흩어져 있던 사례를 취합해 수법의 유사성과 조직 간 연관성을 분석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텔레그램의 익명성과 가상자산 결제 구조로 인해 의뢰자와 총책을 특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적 보복이 공적 처벌 기능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확산될 경우 법치 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속뿐 아니라 플랫폼 기반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