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인가구 40% 시대...자치구별 '초밀착 핀셋 정책' 나선다
서울 1인가구 40% 시대...자치구별 '초밀착 핀셋 정책' 나선다
  • 김자영
  • 승인 2026.04.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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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1인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40%를 넘어서며 행정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 서울시의 보편적 가이드라인을 따르던 자치구들은 2026년 들어 각 지역의 인구 구조와 주거 특성에 최적화된 ‘독자적 종합 지원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소리 없는 행정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종로구: ‘종로 싱글케어’ 4대 분야 35개 사업 확정

종로구는 노후 저층 주거지와 현대적 오피스텔이 공존하고, 전 연령대 1인가구가 고르게 분포한 특성을 반영해 지난달 11일 ‘2026 종로구 1인 가구 종합지원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의 일환으로 여성 1인 가구 및 범죄 취약 가구 300곳을 대상으로 스마트 초인종, 현관문 이중잠금장치, 가정용 CCTV로 구성된 ‘안심 홈 세트’를 4월부터 본격 배부한다.

또 종로의 문화 자산을 활용한 ‘약선 요리 교실’과 ‘사찰 음식 소동(소셜 다이닝)’을 연 15회로 확대 편성했다. 이는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중장년층의 고립감을 해소하는 정서적 안전망 역할을 한다.

고립 가구 발굴 및 모니터링도 나선다. 고시원과 여관 등 비주택 거주자 1200명을 전수 조사하여, 24시간 전력 사용량을 감지하는 ‘스마트 플러그’와 ‘AI 안부 든든 서비스’를 500가구에 추가 설치했다.


관악구: ‘청년 수도’의 경제 자립 로드맵

1인가구 비중이 62.6%로 전국 최고 수준인 관악구는 지난 2월 18일, ‘제2기 관악구 1인 가구 기본계획(2025~2029)’의 2년 차 세부 시행안을 발표하며 약 15억원의 전용 예산을 편성했다.

‘1동 1인 가구 1사업’ 원칙에 따라 각 동 주민센터가 독립적인 예산을 운영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학동의 ‘고시촌 주거안심 매니저’, 낙성대동의 ‘청년 커뮤니티 펍(Pub) 운영’ 등 동별 수요에 맞춘 핀셋 지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관악 경제독립 스쿨'을 운영하며 사회초년생 500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전세사기 예방법, 소액 투자 실무 교육을 연 8회 실시한다. 특히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료’ 지원 대상을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청년으로 확대했다.

이외에도 타 시도에서 전입한 청년 2500가구에게 지역 화폐 5만원과 종량제 봉투, 구정 안내 지도가 담긴 ‘웰컴팩’을 증정하며 지역 정착을 돕는다.


강남구: 스마트 기술과 인프라의 결합

강남구는 지난 1월 25일, ICT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2026 강남형 1인 가구 행복체감도 향상 계획’을 수립하고 총 72개 사업을 가동 중이다.

먼저 고독사 위험이 높은 중장년 1인가구 5000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패턴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48시간 이상 휴대전화 미사용 시 동 주민센터 복지플래너에게 자동 알림이 전송된다.

STAY.G(1인가구 커뮤니티 센터) 역삼동 센터를 거점으로 ‘강남 1인 라이프 아카데미’를 운영, 4월부터 ‘AI 비서 활용법’, ‘1인가구 정리 수납 전문가 과정’ 등 30여개 강좌를 신설했다.

또 청년 1인가구의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해 보증금 대출 이자를 연 최대 2%p 지원하며, 올해 지원 규모를 1000명으로 전년 대비 20% 상향했다.


성동구: 주거 안정과 반려동물 동행

성동구는 지난 2월 5일, ‘2026 성동 주거 포용도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28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취약계층 1인가구 보호에 나섰다.

위험거처 개선 사업을 위해 반지하 및 옥탑방 거주 1인가구 600가구에 차수판, 화재 감지기, 냉방 설비 설치 비용을 가구당 최대 250만원까지 지원하며, 1인가구가 함께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소셜 키친’ 공간을 5개소로 확충하여 식습관 개선과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동시에 도모한다.

더불어 1인가구의 35%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점에 착안해, 3월부터 ‘안심 반려동물 의료비’ 지원을 시작했다. 가구당 연간 25만원 한도 내에서 예방접종 및 건강검진비를 보조한다.


서초구: 전국 최초의 노하우, ‘연결성’에 집중

서초구는 1인가구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고립감 해소를 위한 ‘서초 싱글싱글 프로젝트’를 연간 상설 운영 중이다.

파크골프, 제과·제빵, 인생 이모작 멘토링 등 1인가구의 선호도가 높은 120개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연간 참여 인원은 6000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오늘 메뉴는 뭐야?’라는 슬로건 아래 매주 2회 공동 식사 모임 '혼밥 탈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특히 남성 1인가구를 위한 ‘혼남 요리교실’은 모집 당일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울러 지역 내 은퇴 전문가와 청년 1인가구를 연결하는 ‘인생 멘토링’ 사업을 통해 세대 간 지혜를 공유하고 사회적 소외감을 예방하고 있다.


‘양적 확대’ 넘어 ‘질적 관리’로

전문가들은 2026년 각 자치구가 내놓은 정책들이 지역적 특수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보완해야 할 과제 또한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는 각 구청이 예산을 투입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양적 경쟁’ 단계를 넘어 실제 지원을 받은 1인가구의 외로움 지수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주거 환경 개선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질적 성과 측정(KPI)이 필요하는 것이다.

또한, 자치구별 예산 자립도에 따라 1인가구가 받는 혜택의 격차가 발생하는 ‘복지 불균형’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서울시 차원의 조정 기금을 통해 재정 자립도가 낮은 구에서도 표준 이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인가구는 경제적 안정을 고민하면서도 현재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1인가구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