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년들은 왜 오세훈을 찍었을까.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20대 이하 56.8%, 30대 59.7%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손을 들어줬다. 4050이 정원오 민주당 후보에게 몰린 것과 정반대였다.
성별로 보면 20대 이하 남성의 75.3%, 30대 남성의 61.8%가 오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주목할 부분은 30대 여성이다. 전국적으로는 2030 여성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흐름이 뚜렷했지만, 서울 30대 여성은 오 후보(53.6%)가 정 후보(42.8%)를 10.8%포인트 앞섰다. 4년 전 서울시장 선거에서 30대 여성의 54.1%가 민주당 후보를 찍었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반면 정 후보는 40대(53.2%)와 50대(60.7%)에서 강세를 보였다. 서울 2030과 4050의 표심이 정반대로 갈린 선거였다.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정 후보의 득표율이 48.5%, 오 후보는 41.4%로 조사됐다.
이 표심 지형을 읽으려면 서울 1인가구 구조를 먼저 봐야 한다.
서울 전체 414만 가구 중 163만 가구(39.3%)가 1인가구다. 전국 1위 비율이다. 국가데이터처 '2024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서울 1인가구 중 29세 이하가 26.3%, 30대가 23.2%로, 2030이 전체 서울 1인가구의 절반(49.5%)을 차지한다. 40대 이하까지 합치면 61%를 넘는다.
서울 1인가구는 고령층 중심인 여타 지역과 달리 20~30대가 주축인 구조다. 이번 선거에서 오 당선인을 지지한 2030 표심의 상당수가 곧 1인가구 당사자라는 의미다.
4년간의 정책 실적이 이 표심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당선인은 임기 중 1인가구 정책을 서울시 복지의 한 축으로 끌어올렸다. 서울시는 2022년 '1인가구 안심 종합계획(2022~2026년)'을 수립하고 건강·안전·고립·주거 4대 분야에 4년간 2조3545억원을 투입했다.
사업 수는 초기 27개에서 2025년 기준 34개로 늘었다.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는 누적 7만1063건을 돌파했고, '안심귀가 스카우트'는 누적 36만건 이상 운영됐다. 1인가구지원센터 누적 이용자는 23만명을 넘겼다. 2016년 전국 최초로 1인가구 지원조례를 만들고 2021년 전담조직을 꾸린 서울시는 올해 6316억원을 투입해 6대 영역 31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거 정책도 청년층에 직접 닿았다. 역세권과 간선도로변에 19~39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청년안심주택'은 매년 모집이 이어지고 있다. 오 당선인은 이번 선거 공약으로 2030년까지 청년주택 7만4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전투표에서 앞섰던 정원오 후보는 본투표 개표가 시작되면서 표차가 급격히 줄었다. 강남·송파·동작 등 보수 성향 자치구의 본투표 개표분이 쏟아지면서 13시간 만에 순위가 뒤집혔다. 최종 득표차는 0.6%포인트에 불과했다.
2030의 표심이 이 격차를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2030이 전국 흐름과 달리 오 후보에게 기울지 않았다면 역전은 없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낙선한 정원오 후보도 1인가구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설계 방향이 달랐다. '서울 종합 1인가구지원센터' 설치와 AI 기반 고립 감지, 고독사 예방 네트워크 구축 등 정 후보의 공약은 돌봄과 복지 체계 구축에 방점이 찍혔다. 1인가구·노인 고독사 예방이 중점인 구조였고, 시니어 일자리 5000개 창출, 시니어 라이프캠퍼스 조성 등 중장년·고령층을 겨냥한 정책 비중이 컸다.
청년 1인가구를 향한 공약은 역세권 소형주택 공급 확대 정도였다. 반면 오 당선인의 병원 안심동행, 안심귀가 스카우트, 청년안심주택은 2030 1인가구가 일상에서 직접 쓰는 서비스였다.
이제 오 당선인 앞에는 5선 임기를 뒷받침할 과제가 남았다. 서울시는 '2027~2031년 1인가구 지원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에 이미 착수했다. 표를 준 2030 1인가구가 원하는 것은 공약지 속의 약속이 아니라 직접 수혜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4년 뒤 서울 1인가구의 절반인 2030이 다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서울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