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7명이 홀로 떠났다. 2024년 고독사 사망자 3,924명, 공식 통계 집계 이후 최다. 정부가 올해부터 가동한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은 이 숫자를 줄일 수 있을까.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의 고립 문제가 얼마나 빠르게 심화되고 있는지를 숫자로 보여준다.
2024년 한 해 동안 고독사로 사망한 사람은 3924명에 달했다. 2023년 3661명 대비 263명(7.2%) 늘어난 수치로, 2017년 공식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사망자는 7.7명, 전체 사망자 100명 중 1.09명이 고독사였다.
50·60대 남성, 가장 위험한 그룹
고독사의 얼굴은 뚜렷하다. 사망자의 81.7%가 남성이다. 여성(15.4%)의 5배를 넘는다. 연령대별로는 60대(32.4%)가 가장 많고, 50대(30.5%)가 바로 뒤를 잇는다. 60대 남성 1089명, 50대 남성 1028명으로, 이 두 집단이 전체 고독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은퇴 이후 사회적 관계가 급격히 수축하고, 실업·이혼·건강 악화가 겹치는 시기에 고립이 깊어진다는 분석이다.
발생 장소를 보면 주택(48.9%), 아파트(19.7%), 원룸·오피스텔(19.6%) 순이다. 주목할 점은 여관·모텔(2020년 1.9%→2024년 4.2%)과 고시원(1.9%→4.8%)의 비중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거 불안정 계층에서 고독사 위험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초 발견자로는 임대인·경비원 등이 43.1%로 가장 많고, 가족(26.6%), 이웃(12.0%) 순이었다. 사망 사실을 가장 먼저 아는 사람이 집주인이라는 현실은, 이들이 생전에 얼마나 고립되어 있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젊은 층의 상황도 심각하다. 전체 고독사 중 자살 비율은 13.4%이지만, 20대 이하에서는 57.4%, 30대에서는 43.3%에 달한다. 고독사가 중장년의 문제만이 아님을 경고하는 수치다.
2026, 대응 체계가 바뀐다
이러한 추세에 대응해 정부는 올해부터 정책의 틀 자체를 전환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의 가동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구축한 이 시스템은 지난 2월 27일 정식 개통됐다.
공과금 체납, 자살 위험 이력, 알코올 질환, 전기 사용량 급변 등 고독사와 연관성이 높은 위기 정보 27종을 연계해 위험군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구조다. 연간 약 18만명을 조기에 발굴하고,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상담·위험군 판정·사례관리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1월 20일부터 한 달여간 시범운영을 거쳐 안정성을 확보한 뒤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또 기존 '고독사 예방'에 머물던 프레임을 '사회적 고립 대응'으로 확장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사회적 고립 실태조사'를 시행해 고립 위험군의 규모, 특성, 욕구, 필요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사업 유형도 생애주기별로 세분화해, 청년에게는 사회 참여 기회를, 50·60대 중장년에게는 취업 지원과 자조모임 등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을, 노인에게는 돌봄 서비스를 맞춤 제공한다.
해외 선례에서 보면...
한국보다 먼저 고독사 문제에 직면한 일본은 참고할 만한 사례를 제공한다. 연간 고독사 사망자가 4만명에 이르는 일본은 2024년 4월 '고립·은둔 대책 추진법'을 시행하며 고립 문제를 개인의 영역이 아닌 국가적 과제로 재정의했다.
'고독사 제로 프로젝트'를 통해 고위험군을 선별 관리하고, 공동체 소통 공간을 운영하며, 같은 묘지에 묻힐 사람들을 생전에 연결해 유대를 형성하는 '하카토모(墓とも)' 같은 독특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영국은 '외로움'을 국가 정책 의제로 격상시켜 접근했고, 미국은 자연발생적 은퇴 공동체(NORC)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기반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공통점은 사후 대응이 아닌 '예방'에 방점을 두고, 사회적 유대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고독사가 줄어들 수 있을까
2024년 전국 1인가구 비율은 36.1%로, 국민 19세 이상 3명 중 1명이 도움받을 곳 없는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여 있다.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의 가동과 사회적 고립 실태조사는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체납 정보와 전기 사용량으로 위험을 탐지하는 시스템은 이미 고립이 깊어진 뒤의 개입이라는 한계가 있다. 고시원·여관 등 사각지대는 여전히 넓고, 20·30대 고독사에서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정신건강 지원의 시급함을 말해준다.
2017년 2412명에서 시작한 고독사 통계는 8년 만에 3924명으로 62.7% 늘었다. 시스템이 가동된 2026년이 이 상승 곡선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그 답은 제도의 속도와 사회의 관심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