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기관 승인 없이는 대출·보험 모두 ‘불가’
처음 전세를 구하는 청년 1인가구는 은행 대출 상담 과정에서 ‘보증기관’이라는 존재를 처음 마주하게 된다. 대출을 받으러 갔는데 왜 은행이 아닌 다른 기관의 승인이 필요한지, 또 이 보증이 내 보증금을 지켜주는 보험과 같은 것인지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전세대출의 첫 단추인 보증기관의 역할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계약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거절을 당하거나 소중한 자산을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보증기관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전세대출을 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대출(상환)보증이다. 이는 세입자가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보증기관이 일종의 보증인이 되어주는 개념이다.
세입자가 은행에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주며 이후 보증기관이 세입자에게 해당 금액을 청구한다.
반면 반환 보증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이는 전세 계약이 끝났음에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기관이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주는 제도다.
전세대출 과정에서 보증기관의 승인을 얻었으니 반환보증에 자동으로 가입된 것이라고 오해하는 이들도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특정 상품처럼 두 보증이 결합된 경우도 있지만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을 이용할 때는 반환 보증을 별도로 가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반드시 구분해서 확인해야 한다.
세입자의 선택보다 보증기관의 간택이 우선인 현실
현재 국내 전세대출 보증을 담당하는 주요 기관은 HF, HUF, 서울보증보험(SGI) 등 세 곳이다. HF는 세입자의 소득과 신용도를 주요 지표로 삼으며 보증료가 저렴한 편이다. HUG는 세입자의 소득보다 주택의 담보 가치를 더 비중있게 평가하며, SGI는 보증금 한도가 매우 높은 고가 주택에 특화돼 있다.
하지만 세입자가 본인의 선호에 따라 기관을 고른다고 해서 반드시 승인이 나는 것은 아니다. 보증기관은 철저히 리스크를 관리하는 곳이기에 세입자의 조건이 아무리 훌륭해도 주택의 부채 비율이 높거나 임대인의 보증사고 이력 등 결격 사유가 있다면 가입을 거절한다.
결국 전세대출과 보증보험 모두 세입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보증기관으로부터 해당 주택이 안전하다는 승인을 받아야만 성립되는 구조다.
만약 잔금을 치르기 전 은행 심사 단계에서 대출 보증이 거절됐다면 가장 먼저 거절 사유가 사람 때문인지 집 때문인지 확인해야 한다.
세입자의 소득이 부족해 HF에서 거절당했다면 집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HUG로 기관을 우회해 재심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집의 부채가 너무 많아 거절됐다면 이는 해당 주택에 심각한 위험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입주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계약서에 ‘임대인 또는 목적물 결함으로 인한 대출 승인 거절 시 계약은 무효로 하고 계약금은 즉시 반환한다’는 특약을 명시해야 잔금 전 계약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다.
잔금을 치른 후에야 가입할 수 있는 ‘반환 보증보험’에서도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현행 시스템상 임차인은 전입신고를 마친 뒤에야 보험 가입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때 거절 통보를 받으면 이미 보증금이 모두 집주인에게 넘어간 상태라 현실적으로 계약을 무효화하기 어렵다.
이같은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국회에서는 보증 승인 전까지 보증금을 보증기관에 임시 예치하는 ‘안심가입 보장법’ 등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계약 전 해당 주택의 보증한도를 미리 조회해보고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기 전까지 위험 요소가 있는 주택을 피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