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시장이 2021년 '전세 대란' 이후 최대 상승 구간에 들어섰다. 가격은 6년 3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을 찍었고, 매물은 단지 한 곳에 0건이 나오는 수준까지 말랐다.
한국부동산원이 4월 24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직전 주 대비 0.22% 올랐다. 2019년 12월 넷째 주(0.23%) 이후 약 6년 3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KB부동산 자료 기준으로도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 149만 원으로 집계됐다. 평균치가 6억원대에 다시 진입한 것은 3년 4개월 만이다.
전세수급지수도 같은 흐름이다. 4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04.1로, 이른바 '임대차 2법' 직후 대란이 일었던 2021년 9월(10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신호다.
'1200가구 단지에 매물 0건'…개별 단지에서 더 선명한 품귀
단지별 풍경을 봐도 약 4000가구 규모의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세 매물은 단 1건이 남아 있고, 노원구 중계동 중계무지개아파트(2433가구)는 전세 매물 자체가 0건이다. 1200가구 안팎의 중대형 단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보여지고 있다.
지난해 4억원대였던 일부 서울 전셋집이 1년 사이 6억원 안팎으로 뛰었고, 같은 단지 안에서 직전 계약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사례가 줄을 잇는다.
빌라 공급 급감이 만든 '풍선 효과'
부동산업계는 이번 흐름 아래에는 빌라 공급 절벽이 깔려 있다고 본다. 서울의 연간 빌라(다세대·연립) 공급은 과거 3만 가구 수준에서 2024년 6000가구로 급감한 뒤, 2025~2026년에는 4000~5000가구 수준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집계된다.
전세사기·역전세 우려로 빌라 신축이 끊긴 영향이 크다. 그 결과 빌라 전세 수요가 아파트 전세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아파트 전셋값을 끌어올리는 풍선 효과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입주 물량 부족이 겹친다. 부동산 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4월 서울 전체 전세 매물 수는 3만건 안팎까지 떨어졌다. 노원·강북 같은 중저가 지역의 매물 감소 폭이 특히 가팔랐다.
2030 1인가구에게는 직격탄
전셋값 충격은 모든 가구에 똑같이 다가오지 않는다. 보증금이 한 번 크게 오르면 가장 먼저 압박을 받는 쪽은 자산이 적은 1인가구·청년 신혼이다. 평균 전세가 6억원을 돌파한 시장에서, 같은 자치구 안 원룸·소형 빌라 전세도 시차를 두고 동반 상승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한국부동산원·KB부동산의 전세지수 상승은 향후 몇 달 안에 월세·반전세 가격도 따라붙을 가능성이 크다.
데일리팝이 별도로 분석한 2026년 3월 서울 소형주거(33㎡ 이하) 환산 월세는 연립다세대 평균 85만6000원, 오피스텔 83만원 수준이다. 이번 전세 급등이 이어지면, 5~7월 자취·신혼 이사 수요가 쏟아지는 시점에 같은 평수의 환산 월세가 다시 한 번 위로 밀려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정부와 서울시는 청년 월세 지원, 청년안심주택 공급, 전세대출 보증 등 부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매물 절대량 부족 문제까지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빌라 공급이 회복되려면 임대사업자 제도·등록 임대 활성화·전세보증제도 정비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모두 단기에 풀리지 않는 변수다.
■ 세입장 입장에서 살펴볼 것
세입자 입장에서는 본인 계약 만기 6개월 전 시세를 부동산원과 KB시세 양쪽에서 동시에 확인해 두고, 묵시적 갱신·계약갱신청구권 활용 가능 여부를 미리 따져 봐야한다.
같은 권역 내 청년안심주택·역세권청년주택·공공지원민간임대 공모 일정을 함께 챙겨 두면, 시장이 식기를 기다리는 사이 보증금이 오르는 국면에 한 발 앞서 대응할 여지가 생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