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시장은 이제 생활 플랫폼에 가까워졌다. 집 안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파는 수준을 넘어, 명품·전자기기·한정판 거래까지 일상화되면서 거래 규모 자체는 계속 커지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들의 성적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렸다.
당근은 광고 기반 모델로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굳혔고, 번개장터와 중고나라는 안전결제와 수수료 중심 구조로 수익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중고거래 시장 안에서도 “어디에서 돈을 벌 것인가”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고 있다.
당근, 광고로 돈 버는 구조 완성
당근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707억원, 영업이익 146억원, 당기순이익 2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흑자 폭도 확대됐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6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78% 늘었다.
거래량도 함께 성장했다. 지난해 중고거래 연결 건수는 1억9000만건, 당근알바 지원 건수는 5000만건을 넘어섰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100만명 수준이다.
당근의 핵심은 거래 자체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는 구조다. 대신 무료 거래로 이용자를 모으고, 지역 기반 광고 사업으로 수익을 만든다. 동네 커뮤니티와 로컬 광고를 결합한 ‘하이퍼로컬’ 전략이 흑자 구조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다만 광고 모델 특성상 경기 침체나 광고 시장 위축의 영향을 직접 받을 가능성은 변수다. 해외 사업 역시 아직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번개장터, 적자는 이어졌지만 분위기는 달라졌다
번개장터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안전결제를 의무화하고 거래 수수료를 본격 수익원으로 키우는 구조다.
2025년 감사보고서 기준 번개장터 매출은 5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199억원, 순손실은 243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검수·물류·에스크로 같은 거래 안전 인프라 비용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8%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결제수수료 매출은 70% 늘었고, 3월 에스크로 거래액은 91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손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감소했다.
특히 명품·전자기기·한정판 거래처럼 단가가 높은 카테고리에서 안전결제 이용률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 신뢰 확보를 위해 먼저 비용을 투입했던 구조가 뒤늦게 수익화 구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고나라, 23년 만에 첫 분기 흑자
중고나라는 전문 판매자(B2C)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고나라는 2024년 매출 118억원,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 정확한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고, 지난해 중고나라의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전년 대비 각각 78.5%, 90.5% 증가했다.
이어 2026년 1분기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결제수수료 매출은 218% 늘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결제수수료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나라는 일반 개인 간 거래(C2C)보다 전문 판매자 거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셀러 지원센터 운영과 전문 판매자 유치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거래량 확보에 나선 것이다.
다만 아직 매출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비용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흔들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결국 갈린 건 ‘무료거래 이후’
세 플랫폼은 모두 무료 개인 간 거래(C2C)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중고거래 이후 어떤 수익 구조를 만들었느냐에 따라 성적표가 갈리고 있다.
당근은 광고, 번개장터는 안전결제 수수료, 중고나라는 전문 판매자 거래 수수료를 선택했다. 거래량 경쟁에서 시작된 중고시장은 이제는 광고·결제·검수·물류 같은 부가 서비스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당근의 경우 부동산, 자동차 등 거래의 다양화를 비롯해 동네 커뮤니티 조성까지 나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