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차 '나 혼자 산다'의 1인가구는 누구인가…미디어가 비추는 풍경과의 괴리
13년 차 '나 혼자 산다'의 1인가구는 누구인가…미디어가 비추는 풍경과의 괴리
  • 김영호
  • 승인 2026.05.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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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 혼자 산다'는 2013년 3월 정규 편성 이후 13년이 넘었다. 1인가구 453만 시대(2013년 기준)를 배경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2024년 1인가구 804만5000가구(36.1%) 시대까지 이어지며 한국 미디어가 그리는 1인가구 이미지의 표준을 만들었다.

그 12년 동안 한국 1인가구의 모양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다양해졌지만, 미디어가 비추는 풍경은 여전히 일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년 동안 1인가구는 두 배가 됐다

'나 혼자 산다'가 시작된 2013년 한국 1인가구 보다 1인가구 수는 1.8배 늘었고, 비중은 25%대에서 36%대로 증가했다. 한국 가구 구조의 가장 큰 변화가 이 13년 안에서 일어났다.

같은 시기 '나 혼자 산다'의 시청률·화제성도 꾸준히 유지됐다. 최근까지도 안정적인 시청률로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주간 예능 전체 1위를 반복적으로 기록했다. 1인가구 인구가 늘어나는 동안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콘텐츠 수요도 함께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미디어 1인가구는 누구였나

다만 12년간 '나 혼자 산다'가 비춘 1인가구는 한정된 인구다. 출연자 대부분은 연예인·셀럽·스포츠 스타·아이돌·배우 등 미디어 노출이 직업과 연결된 인물들이다. 이들의 1인 자취 환경은 일반 1인가구의 자취 환경과 다르다. 평수·인테리어·취미 활동·여가 옵션이 일반 1인가구의 가처분 소득 한계를 크게 웃도는 경우가 많다.

이 차이는 미디어가 그리는 1인가구의 표준 이미지를 만들었다. '혼자 살지만 풍요롭고, 일과 취미가 모두 충만하며, 친구·동료와의 만남이 풍성한 1인가구'가 시청자에게 반복 노출됐다. 비자발적 독립이나 외로움 같은 어두운 단면은 예능 카테고리 안에서 비추기 어려운 결이다.

이 한계는 의도된 것이 아니라 콘텐츠 카테고리의 속성에서 나온다. 예능은 시청자가 부담 없이 보는 카테고리이고,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담기에는 톤이 맞지 않는다. 그 결과 '나 혼자 산다'는 한국 1인가구의 가장 가벼운 단면을 가장 자주 비춰주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12년 동안 바뀐 1인가구의 결

청년 1인가구가 도시 자취·취업 1인가구 중심에서 비혼·생활동반자·반려동물 동거 같은 다양한 형태로 분화됐다. 노인 1인가구는 213만 가구에 이르며 가족·돌봄 관계가 약화된 상태에서 새로운 사회관 형성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5060 신중년 1인가구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인구 집단으로 부상했다.

같은 시기 콘텐츠 카테고리도 분화됐다. '나 혼자 산다'가 만든 표준 위에 OTT·유튜브·웹예능·다큐멘터리가 1인가구의 다양한 결을 비추기 시작했다. 청년 1인가구의 자취 브이로그, 노인 1인가구 다큐멘터리, 비혼 동거 브이로그, 반려동물 동거 일상 콘텐츠가 각자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미디어 안의 1인가구가 한 종류에서 여러 종류로 다양화되는 흐름이다.

통계와 미디어 사이의 간극

미디어가 비추는 1인가구와 통계가 보여주는 1인가구 사이의 간극은 정책·제도 영역에도 영향을 준다.

1인가구의 주거·돌봄·정신건강·고독사 위험을 정책 변수로 다룰 때 미디어가 만든 '풍요로운 1인가구' 이미지가 정책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인가구가 정책의 사각지대로 남는 한 축에 미디어 이미지의 편향이 자리한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으로 1인가구의 진정한 일상을 담는 KBS·EBS의 1인가구 다큐멘터리, OTT의 사회 르포 콘텐츠, 유튜브 사회 채널의 노인 1인가구·청년 1인가구 인터뷰 콘텐츠도 계속적으로 생산되면서 미디어가 비추는 1인가구의 결이 다양해지고 있기도 하다. 다만 시청률·도달률 면에서 예능 카테고리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한국 1인가구가 2030년 1000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시점에 미디어가 비추는 1인가구의 풍경이 어디까지 다양해졌는지가 한국 사회의 1인가구 인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년 동안 만들어진 '풍요로운 1인가구' 이미지 위에, 비자발적 독립 1인가구·노년 1인가구·5060 신중년 1인가구·생활동반자 가구가 같은 카테고리 안에 함께 그려질 수 있느냐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