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됨의 두려움, 웰빙에 직접 영향은 없어
자율적 독신 동기 낮추고 통제적 동기 높일 때 삶의 질 저하
독신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단순 ‘혼자 있음’ 자체가 아니라 독신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혼이나 연애 여부만으로 삶의 만족도를 설명하기보다 개인이 독신을 자율적 선택으로 인식하는지, 사회적 압력이나 결핍의 결과로 받아들이는지가 웰빙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보건사회연구 2026년 46권 1호에 게재된 보고서 ‘독신됨의 두려움과 웰빙의 관계: 독신 동기를 통한 심리적 경로’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국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65세 미만의 미혼·이혼·사별 성인 62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으며, 이상치 13명을 제외한 614명의 응답을 최종 분석에 활용했다.
연구 대상자는 남성 301명, 여성 313명으로 구성됐으며 결혼 상태는 미혼이 577명으로 94.0%를 차지했다. 현재 혼자 거주한다고 답한 비중은 45.1%, 부모나 형제자매와 거주한다는 응답은 48.9%였다. 현재 연인이나 배우자가 없는 독신 상태는 69.2%, 연인이 있는 경우는 30.8%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가 주목한 개념은 ‘독신됨의 두려움’이다. 이는 연인이나 배우자가 없는 현재 또는 미래에 대해 느끼는 걱정, 불안, 위협 지각을 뜻한다.
기존 논의에서는 독신이 외로움이나 낮은 삶의 만족도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연구진은 독신 자체가 아닌 독신을 둘러싼 심리적 해석과 동기가 웰빙에 이르는 경로를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독신자의 웰빙, ‘혼자인가’보다 ‘어떻게 혼자인가’가 갈랐다
연구 결과 ‘독신됨의 두려움’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정신적 웰빙을 낮추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두려움은 개인이 독신 상태를 받아들이는 동기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웰빙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신됨의 두려움은 ‘자율적 독신 동기’를 낮추는 반면, ‘통제적 독신 동기’는 높이는 역할을 했다.
자율적 독신 동기는 혼자일 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즐기거나 개인의 목표 달성, 성취에 대한 만족 등 내적 요인에 따라 독신을 선택하는 경우를 뜻한다.
반면 통제적 독신 동기는 좋은 로맨틱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 부족, 상대적 박탈감 등 외부 요인에 의해 독신을 비자발적으로 선택하게 된 경우를 의미한다.
즉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독신을 스스로 선택한 삶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은 약해지고 외부 요인에 따른 결과로 인식하는 경향은 강해졌다. 이 과정에서 정신적 웰빙 수준도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자율적 독신 동기는 정신적 웰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독신을 선택한다고 인식할수록 정서적·사회적·심리적 안녕을 포괄하는 정신적 웰빙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타인의 시선이나 상대적 박탈감 등 외부 요인에 따른 통제적 독신 동기가 강할수록 정신적 웰빙 수준은 낮게 나타났다.
이는 독신의 웰빙이 단순히 파트너의 유무라는 ‘관계 상태’가 아니라 그 삶을 해석하는 ‘태도의 자율성’에 의해 결정됨을 시사한다. 독신자가 자신의 상태를 결핍이나 실패로 인식하기보다 하나의 자발적인 삶의 방식으로 수용할 때 비로소 심리적 안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신 인구가 보편화되는 흐름에 맞춰 사회적 개입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단순히 결혼을 독려하거나 혼자 사는 두려움을 달래는 수준을 넘어, 개인이 어떤 관계 상태에 자율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지지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독신자의 웰빙을 높이기 위한 개입이 독신됨의 두려움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의 자율적 선택을 지지해 독신 동기를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 자기결정성 이론에 기반한 훈련 프로그램과 관계 자율성을 강화하는 공공 심리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