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청소·설거지·빨래까지…가전시장, '중국산 이모님'의 활약
[솔로이코노미] 청소·설거지·빨래까지…가전시장, '중국산 이모님'의 활약
  • 안지연
  • 승인 2026.05.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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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5년 중국산 가전제품 수입액은 50억4319만달러(약 7조4800억원)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5년(26억9213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난 규모다.

로봇청소기로 시작된 중국 가전의 국내 진입이 식기세척기·건조기로 전선을 넓히며 1인가구의 살림살이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로봇청소기, 이미 중국산이 표준이 됐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에 수입된 로봇청소기의 91%가 중국산이었다. 시장조사기관 IDC 기준으로 로보락은 2024년 전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판매액 점유율 22.3%로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삼성·LG의 안방인 한국에서도 중국산 로봇청소기는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가전은 초기에는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했지만, 지금은 기술력을 탑재했다. 물걸레 자동 세척, 자동 급배수, AI 기반 실내 구조 파악 등 기능을 국내 브랜드보다 먼저 선보이면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CES 2025에서 공개한 로보락의 '사로스 Z70'은 세계 최초 접이식 로봇팔을 달아 양말·휴지 등 최대 300g짜리 물건을 직접 집어 올리기도 했다.

로보락이 로봇청소기 1위를 지키는 동안 중국산 사이에서도 판도거 조용히 바뀌고 있다. 드리미의 고가형(130만원 이상) 점유율은 2025년 상반기 기준 1년 전 5%에서 12%로 두 배 넘게 증가하면서 로보락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에코백스까지 합하면 고가형 시장에서 중국 3개 브랜드가 차지하는 몫이 압도적이다. 삼성·LG의 합산 점유율은 2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원룸 주방으로 들어온 식기세척기

식기세척기는 오랫동안 '설치가 어렵고 큰 제품'의 이미지를 달고 다녔다. 빌트인으로 싱크대를 뜯어야 하는 12인용 제품은 임차 가구가 많은 1인가구에게 처음부터 선택지 밖이었다.

중국 브랜드들이 파고든 건 바로 그 틈이다. 설치 없이 카운터 위에 올려두는 소형 프리스탠딩 모델, 4~6인용 컴팩트 제품을 앞세워 원룸 주방으로 들어왔다. 같은 6인용 기준으로 중국산은 국산 대비 절반 수준에 구매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TCL은 2023년 11월 한국 법인을 세우고 TV 위주에서 냉장고·에어컨·식기세척기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중이다. 샤오미는 2025년 1월 샤오미코리아를 공식 출범시키며 식기세척기를 포함한 생활가전 전반을 직접 공급하는 체계를 갖췄다. 미·중 관세전쟁이 본격화된 이후에는 미국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한국으로 돌리며 가격 인하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건조기는 아직, 하지만 시간문제

건조기는 세 품목 중 중국 브랜드의 침투가 가장 더딘 영역이다. 삼성·LG가 프리미엄 라인업을 탄탄하게 구축한 데다 소비자 신뢰가 높아 교체 수요가 국산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하이얼·하이센스 등이 쿠팡을 통해 건조기를 포함한 생활가전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TCL도 세탁건조 복합기 라인업을 한국 시장에 들여올 준비를 하고 있다. 동급 용량 기준으로 국산 대비 30~40% 저렴한 제품들이 이미 온라인 채널에서 팔리고 있다.

AS망도 빠르게 넓어진다

중국 가전의 고질적 약점은 AS였다. 로보락과 드리미는 롯데하이마트와 제휴해 AS 접수 지점을300여개까지 늘렸다. 에코백스도 서비스 거점을 90개로 확대했다. 아직 삼성·LG의 전국 네트워크에는 비할 수 없지만, 온라인 구매 후 방문 수리가 가능한 수준은 갖춰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