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결혼정보업체 듀오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확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단순 연락처 수준을 넘어 혼인 이력과 재산, 가족관계 등 민감한 정보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원들은 “사생활 전체가 노출됐다”며 집단소송에 나섰다.
특히 사고 발생 이후 상당 기간 피해자 개별 통지가 지연됐다는 비판도 이어지면서 신뢰도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연봉·재산·혼인 이력까지”…결혼정보 전 과정이 노출
듀오가 공개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 항목에는 일반적인 회원 정보 범위를 넘어서는 민감한 내용이 대거 포함돼 있다.
기본정보로는 아이디, 이름, 생년월일,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주소, 혼인경력(초혼·재혼 여부), 사진 등이 포함됐다.
신상정보에는 키, 체중, 혈액형, 종교, 형제관계, 학력, 직장 정보, 외모 관련 항목, 가족관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희망 배우자 조건까지 포함돼 결혼정보 서비스 전 과정이 사실상 담겨 있었다.
선택정보 항목은 더욱 구체적이다. 연수입과 기타 수입, 직업 및 직장 정보, 가족 구성, 주거 유형, 자가용 보유 여부, 소유재산, 결혼 및 이혼 이력, 실제 결혼 생활 기간, 재혼 사유 등이 포함됐다. 특히 전 배우자 이름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충격을 키우고 있다.
듀오 측은 다만 “공개된 항목은 전체 유출 가능 항목의 총계이며, 회원별로 실제 유출 정보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원들 사이에서는 “결혼을 위해 맡긴 정보가 가장 민감한 방식으로 노출됐다”, “숨기고 싶던 과거까지 드러났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칭이나 스토킹 등 2차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사고는 2025년, 공지는 1년 뒤…뒤늦은 대응 논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2025년 1월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정회원 약 42만7464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듀오 측이 공식 사과문과 개별 안내에 나선 시점은 2026년 5월로, 사고 발생 이후 약 1년 이상이 지난 뒤였다. 이 과정에서 통지 지연과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조사 과정에서 개인정보 파기 의무와 안전조치 의무 위반 등이 확인됐다며 듀오에 약 12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듀오 측은 공식 안내를 통해 “유출 인지 직후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시스템 격리 및 IP 차단 등 기술적 조치를 즉시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2차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보안 강화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결혼 준비하다 사생활 털렸다”…회원들 집단소송
이런 가운데 피해 회원들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현재 회원 46명은 듀오를 상대로 1인당 1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알려졌다.
원고 측은 결혼을 위해 신뢰를 바탕으로 제공한 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되며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결혼정보업체 특성상 일반 기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 책임이 요구된다는 점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나도 가입 이력이 있는지 확인했다”, “예전 정보가 아직 남아 있었던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법무법인은 피해자 상담 및 집단소송 참여자 모집에 나서며 법적 대응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개인정보 관리 책임과 정신적 손해배상 인정 범위에 관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