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삼성·구글의 'AI 글라스' 승부수, '스마트폰 이후'의 일상 본다
[줌인] 삼성·구글의 'AI 글라스' 승부수, '스마트폰 이후'의 일상 본다
  • 안지연
  • 승인 2026.05.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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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안경 같은 디자인에 AI 서비스까지

삼성전자와 구글이 'AI 글라스'의 베일을 벗겼다. 5월 19일(현지 시각) 미국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2026'에서 양사가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기반의 AI 글라스 2종이 최초로 공개됐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워비파커와의 협업을 발표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실제 양산형 디자인을 들고나온 것이다. 이번 발표는 단순히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을 넘어, 스마트폰에 갇혀 있던 AI 경험을 우리 일상 전체로 확장하겠다는 동맹이다.


디스플레이 버리고 대중성을 택하다

이번에 공개된 AI 글라스의 가장 큰 특징은 디스플레이가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메타의 퀘스트나 애플의 비전 프로 등 빅테크 기업들은 눈앞에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AR(증강현실)·MR(혼합현실) 헤드셋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무겁고 비싸며, 일상생활에서 착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삼성과 구글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디스플레이를 과감히 덜어내는 대신 스피커, 카메라, 마이크만 탑재해 '진짜 안경'처럼 가볍고 자연스러운 외형을 완성했다. 기술 과시보다는 사용자가 하루 종일 쓰고 다닐 수 있는 편안함에 무게를 둔 실리적 선택이다.

사진='구글 I/O 2026'에서 공개된 AI 글라스 젠틀몬스터 디자인 컨셉 이미지
사진='구글 I/O 2026'에서 공개된 AI 글라스 젠틀몬스터 디자인 컨셉 이미지

젠틀몬스터·워비파커, 테크에 감성 패션을 입히다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도 디자인이 이상한 안경을 쓰고 거리로 나설 소비자는 없다. 삼성과 구글이 디자인 파트너로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를 끌어들인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두 브랜드의 프리미엄 디자인으로 테크 기기 특유의 딱딱함과 거부감을 없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AI 글라스가 '괴짜 같은 얼리어답터 장비'가 아니라, '원래 쓰던 패션 안경인데 AI 기능까지 되는 제품'으로 이 기기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해방시키는 핸즈프리 AI

이 제품은 갤럭시 AI폰과 연동되는 '컴패니언' 기기다. 스마트폰의 강력한 연산 능력을 빌려 쓰면서, 정작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을 필요는 없게 만든다. 구글의 개인화 AI '제미나이'가 탑재되어 음성만으로 모든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길을 걷다 낯선 언어로 된 표지판을 보면, 글라스가 이를 인식해 이어폰으로 번역된 음성을 들려준다. 또 스마트폰을 꺼내 카메라 앱을 켜는 사이 놓쳐버리던 아이의 첫걸음마나 여행지의 풍경을 눈앞에 보이는 그대로 즉시 촬영할 수 있다.

일상의 비서화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운전 중이나 손에 짐을 들고 있을 때도 음성만으로 주변 카페를 추천받아 음료를 주문하고, 메시지 요약을 들으며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화면을 쳐다보느라 고개를 숙이는 '거북목' 시대에서, 앞을 바라보며 정보를 소비하는 '아이즈업(Eyes-up)' 시대로의 전환이 다가왔다.

사진='구글 I/O 2026'에서 공개된 AI 글라스 워비파커 디자인 컨셉 이미지
사진='구글 I/O 2026'에서 공개된 AI 글라스 워비파커 디자인 컨셉 이미지

하반기 출시...갤럭시 생태계의 확장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이 제품을 본격 출시하며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워치, 링에 이어 눈과 귀를 담당하는 글라스까지 추가되면서 사용자의 일상 데이터를 24시간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디스플레이가 없는 만큼 소리와 진동만으로 얼마나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그리고 카메라 상시 착용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핵심이다.

애플이 고가의 헤드셋 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 가장 안경다운 모습으로 일상을 파고들겠다는 삼성과 구글의 실용주의 동맹이 올 하반기 전 세계 웨어러블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흔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