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용 쇼크는 없었다…문제는 ‘누가 쓸 수 있느냐’ 
AI 고용 쇼크는 없었다…문제는 ‘누가 쓸 수 있느냐’ 
  • 김다솜
  • 승인 2026.05.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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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노출 높은 직종서도 급격한 고용 감소 관측 안 돼
근로자들, 업무 속도·정확도 개선 체감
저소득·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AI 지원에서 소외 

AI가 노동시장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국내 노동시장에서 확인된 변화는 대규모 고용 충격보다 생산성 향상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AI를 누가,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격차가 발생하고 있어 향후 노동시장 불평등의 새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 ‘AI와 노동의 공존: 생산성 향상과 불평등 개선 가능성을 중심으로’는 AI 확산이 고용, 임금, 생산성, 직종 내 불평등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까지의 AI 확산은 한국 노동시장에서 고용 감소보다 고용 유지와 생산성 향상을 동반한 흐름에 가까웠다.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023~2024년 이후에도 고용 확률의 급격한 변화는 관측되지 않았고 숙련도, 연령, 기업 규모 등에 따른 직종 내 고용 및 임금 격차도 유의미하게 확대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AI가 현재 단계에서는 인간의 노동을 전면 대체하기보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보완재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대체’보다 ‘접근 격차’가 진짜 쟁점 

문제는 현장의 차이다. AI를 쓰는 노동자는 업무 속도와 효율 향상을 체감하고 있었지만 그 혜택은 균등하게 퍼지지 않고 있었다. 

사무·관리직 임금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AI는 문서 작성 및 리포팅, 지식 검색, 데이터 분석, 번역, 보고서 검토, 회의 요약 등 행정·지식노동의 핵심 업무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특히 문서 작성 및 리포팅 활용 비율은 68.8%, 지식 검색은 61.8%, 데이터 분석은 46.0%로 나타났다. 

이처럼 AI가 일터의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 차원의 지원은 소득과 기업 규모에 따라 갈리고 있었다. 

월평균 소득 300만원 미만 노동자의 경우 63.9%가 AI 활용에 대한 조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월소득 700만원 이상 노동자 중 조직 지원 밖에 있는 비율은 43.0%였다. 현장에서는 구독료 지원, 교육 기회, 조직 내 활용 문화 등이 있는 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 간 출발선 차이가 생기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격차는 단순한 사용 빈도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보고서는 AI 확산이 기존 노동시장 불평등을 새롭게 만들어낸다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격차와 결합해 불평등을 증폭시킬 가능성에 주목했다. 

청년층, 고학력자, 정규직, 대기업 근로자일수록 AI 활용 경험이 많은 반면 고령자, 저학력자, 비정규직, 소규모 사업체 근로자는 활용 경험이 제한적이거나 없는 경우가 많았다. AI 리터러시 역시 기업은 근로자 역량을 비교적 충분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근로자는 자신의 역량을 낮게 평가하고 있었다. 

AI 도입이 가져오는 부담도 현장에서 확인됐다. AI를 사용하는 노동자들은 업무 속도 향상과 정확도 개선을 경험하는 동시에 AI 결과물을 다시 검증해야 하는 부담, 더 많은 업무가 배정될 수 있다는 우려, 감시와 통제 강화 가능성을 함께 느끼고 있었다. AI가 일을 덜어주는 도구임과 동시에 업무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장치인 셈이다. 

보고서는 향후 과제로 직무전환 재교육, AI 리터러시 교육의 보편화, 기술 도입 과정에서의 노동자 참여 보장을 제시했다. 

특히 AI에 취약한 직무를 파악할 수 있는 직무 지도를 만들고 이를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갱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AI 전환을 단순한 기술 보급이 아닌 고용 전환과 숙련 재편의 문제로 보고 공공과 민간이 함께 교육·훈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