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향후 5년 안에 SK하이닉스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AI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증설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못 박은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센터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부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향후 5년 안에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능력 확대의 기준은 웨이퍼 전체라고 부연했다.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인 컴퓨텍스에 최 회장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그룹이 구체적인 생산 확대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재확인했다. 최 회장은 메모리 병목현상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새로운 메모리 팹 건설에는 막대한 투자와 함께 최소 3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생산능력을 계속 확장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설비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전체 금액을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필요한 자금은 반드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청주 M15X·P&T7,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애리조나 첨단 패키징 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 중이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았다. 황 CEO는 전날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이 본격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HBM4 공급사로 SK하이닉스를 공개 지명한 바 있다. 부스 방문에서는 HBM4E 웨이퍼에 더 많이 만들어달라는 문구를 직접 써 남기기도 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TSMC와의 협력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다음 날인 3일에는 웨이저자 TSMC 회장과도 별도로 만났다. 2024년 6월 이후 2년 만의 회동으로, 양측은 차세대 HBM 개발과 첨단 패키징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SK하이닉스의 HBM4는 TSMC의 12나노 베이스 다이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 최 회장은 TSMC와 HBM4 베이스 다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역대 최고 수준의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일정을 마친 젠슨 황 CEO는 오는 5일 방한해 최 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음식점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