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먹거리·주거 안전까지 생활비 압박 확대
전 세계 기후를 흔드는 엘니뇨가 다시 공식화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는 열대 태평양에서 엘니뇨가 발생했다고 선언했고, 올가을부터 경루 사이 매우 강한 수준으로 발달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호주 기상청 역시 엘니뇨 발생을 공식 발표하며 폭염과 가뭄, 산불 위험을 경고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중·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해수면 온도 변화는 대기 흐름과 강수 패턴을 바꿔 지역에 따라 폭염, 가뭄, 폭우, 홍수, 산불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엘니뇨가 발생했다고 모든 지역에 같은 피해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전 지구의 평균기온을 끌어올리고 극단적 기상현상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엘니뇨의 직접 영향이 비교적 불확실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는 엘니뇨뿐 아니라 북태평양고기압, 티베트 고원 눈덮임, 인도양 해수면 온도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다만 엘니뇨가 전 세계 기온과 강수 패턴을 흔드는 만큼 간접 영향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엘니뇨, 생활비 부담으로 찾아온다
기후 리스크는 1인가구의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혼자 사는 가구는 냉방비, 식비, 주거 관리비를 혼자 부담한다. 폭염이 길어지면 에어컨 사용 시간이 늘고 전기요금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원룸, 옥탑, 고시원, 노후 다세대주택처럼 단열이 약한 주거 형태에서는 실내 온도가 빠르게 오르고 쉽게 식지 않는다. 낮 동안 달궈진 열이 밤까지 남으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냉방을 충분히 하지 못하면 온열질환 위험도 커진다.
1인가구는 몸에 이상이 생겨도 즉시 알아차려 줄 동거인이 없다는 점에서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
먹거리 물가도 변수다. 엘니뇨는 지역별 가뭄과 폭우를 통해 쌀, 옥수수, 밀, 설탕, 팜유 등 주요 농산물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해외 농산물 생산 차질은 수입 식재료와 가공식품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대용량 구매로 단가를 낮추기 어렵고 외식·간편식 의존도가 높은 1인가구는 물가 상승을 더 빠르게 체감할 수 있다.
폭염만큼 중요한 건 주거 안전
폭우와 태풍 리스크는 1인가구 주거 문제와도 맞물린다. 반지하, 저층, 노후주택 거주자는 집중호우 때 침수와 누수 위험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창틀 실리콘, 배수구, 현관 앞 물막이, 전기 멀티탭 위치 등 사소해 보이는 부분이 실제 피해 규모를 가를 수 있다.
또 혼자 사는 경우 침수 상황에서 짐을 옮기거나 대피 판단을 내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반려동물과 사는 1인가구라면 이동장, 사료, 물, 배변패드 등 비상 상황에 필요한 물품도 함께 챙겨둘 필요가 있다.
엘니뇨가 당장 한국에 재난을 부른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폭염, 폭우, 식품 가격 불아닝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생활 단위의 대응은 필요하다.
차광커튼과 서큘레이터로 냉방 효율을 높이고 생수와 비상식량, 손전등, 보조배터리, 상비약을 미리 챙겨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비책이 될 수 있다. 거주지의 침수 위험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무더위 쉼터나 집 근처 재난대피시설의 위치를 확인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