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 예보…배달원·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 보호 방안 마련 분주
역대급 폭염 예보…배달원·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 보호 방안 마련 분주
  • 김다솜
  • 승인 2023.07.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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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휴서대문 이동노동자쉼터
서울 서대문구 휴서대문 이동노동자쉼터 ⓒnewsis

지난 11일 성동구는 성수동 일대에 필수노동자 및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개소했다. 면적 50㎡ 규모로 조성된 쉼터에는 휴게공간과 간이조리 공간이 마련됐으며 안마기와 음료 냉장고 등이 배치됐다. 향후에는 노무 및 건강상담, 주말 공간대여 등 정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는 성동구와 같은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제공에 나서고 있다. 음식 배달원, 택배기사, 대리운전 기사, 도시가스 검침원 등 이동노동자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이 대기하는 동안 쉴 수 있는 공간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여름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기록적인 기온으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온열질환자 1500여명 중 80% 이상은 야외에서 질환이 발생했다. 더운 여름, 낮 동안 야외 활동을 권장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각 지자체는 올여름 한낮의 폭염을 맨 몸으로 맞서야 하는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여러 보호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여름 배달·배송 등을 부업으로 삼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각 지자체에서 어떤 보호조치가 시행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서울시는 지난달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생수 10만병을 시내 24개 노동자지원시설에서 무료 배포한다고 밝혔다. 배포기간은 지난달 12일부터 각 배포처 생수가 소진될 때까지다. 배포 위치는 생수나눔사업 홈페이지에 게시된 ‘얼음물 지도’에서 확인 가능하다. 

대전시 역시 이동노동자 쉼터 등 10곳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얼음생수 1만3000병을 무료로 제공 중이다. 제공되는 얼음생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지원받은 생수를 유성구 행복누리재단이 제공한 냉동고에서 얼린 것이다. 자세한 장소 등은 대전시노동권익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경기도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크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기존 이동노동자 쉼터 13곳을 운영 중이던 경기도는 올해 7개 지역에 컨테이너로 만든 간이형 이동노동자 쉼터를 추가 조성 중이다. 2026년까지 12곳을 추가해 총 32곳의 쉼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충남도와 충남노동권익센터는 이동노동자에게 생수 1만여병을 나눠주는 캠페인을 지난달 28일 천안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개최, 이달 5일과 12일, 20일 아산과 당진, 서산 등에서 잇따라 진행하기로 했다. 

플랫폼 확산에 따라 전국적으로 배달라이더 등 이동노동자는 크게 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가 없는 지자체도 여럿이다. 국토교통부 배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배달업종사자는 지난해 6월 기준 23만7188명으로 2019년 동월(11만9626명)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강원, 인천, 세종, 충북 등에는 이동노동자 쉼터가 마련돼 있지 않으며 쉼터가 마련돼 있는 부산, 충남 등 역시 운영 중인 쉼터는 각각 3곳, 6곳 등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포진해 있는 이동노동자들을 모두 포용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일각에서는 국가나 지자체가 아닌 플랫폼 기업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동노동자 대부분이 플랫폼 소속인 만큼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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