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미래적금 이어 무료 재무상담 확대
자산형성 지원만으론 취약 청년 사각지대 해소 한계
청년층 부채에 경고음이 커지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 금융정책도 자산 형성에서 부채 관리로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고금리 적금 상품으로 목돈 마련을 돕는 한편, 대출·소비·투자 습관을 점검하는 1대1 재무상담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가계신용은 199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이중 가계대출은 1865조8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의 93.6%를 차지했다. 가계대출 증가 규모도 지난해 10~12월 월평균 2조7000억원에서 올해 1~3월 3조원, 4월 3조5000억원, 5월 9조3000억원으로 커졌다.
빚 안고 출발하는 청년들
청년층은 이 같은 부채 증가 흐름 속에서 연체 위험이 두드러지는 집단으로 꼽힌다. 올해 3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중 20대 연체율은 0.44%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일부 인터넷은행에서는 20대 연체율이 2%를 넘는 사례도 나왔다.
청년층의 부채 부담은 대출 보유 건수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대출을 7개 이상 보유한 비중은 청년층이 13.6%로 가장 높았다. 90일 이상 장기연체자 비중도 청년층에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2020년 대비 2025년 6월 장기연체자 비중 증가 폭은 청년층이 0.51%p로, 40대(0.16%p), 50대(0.14%p), 60대 이상(0.10%p)보다 컸다.
청년층은 사회생활 초기부터 학자금 대출, 생활비 대출, 주거비 부담 등을 안고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소득 기반이 충분히 자리 잡기 전부터 대출 상환이 시작되기 때문에 금리 상승이나 소득 감소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주식·가상자산 투자 열풍까지 겹치며 이른바 ‘빚투’ 위험도 커지고 있다. 20대의 신용거래융자금액은 지난 4월 2주차4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1888억원보다 2.24배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 평균 즈악율 1.96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적금은 나왔지만 납입 여력이 문제
정부는 청년층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청년미래적금을 내놨다. 만 19~34세 청년 중 소득·가구 요건을 충족하면 가입할 수 있으며 은행 금리에 정부 기여금과 이자를 더해 최고 연 19.4% 수준의 금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청년미래적금은 월 최대 5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고 만기는 3년이다.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우대형의 경우 매월 50만원씩 3년간 납입하면 만기 수령액은 약 2255만원이다. 기존 5년 만기 상품인 청년도약계좌보다 기간이 짧아졌다는 점에서 청년층의 목돈 마련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문제는 매월 납입할 여력이 없는 청년이다. 생활비와 주거비, 대출 원리금을 내고 나면 저축 재원이 남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자산 형성 정책이 일정한 소득과 납입 여력이 있는 청년에게는 이미 빚에 눌린 청년에게는 체감도가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청년 금융정책이 자산 형성에만 머물 경우 청년층 내부의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빚이 적고 매월 납입할 여력이 있는 청년은 정책 상품을 통해 자산을 더 빠르게 늘릴 수 있지만 대출 상환에 쫓기는 청년은 출발선에 서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무료 재무상담, 부채 관리 통로 될까
이런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무료 1대1 재무상담을 시행한다. 청년들은 6일부터 전용 홈페이지에서 상담을 신청할 수 있고 실제 상담은 7월 16일부터 시작된다.
상담은 소득, 지출, 부채, 자산 현황을 바탕으로 개인별 재무 상태를 진단한 뒤 저축·투자·대출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금융기관 방문 상담과 비대면 상담, 찾아가는 상담을 이용할 수 있으며 상담 후 3~5주 뒤에는 실행 여부를 점검하는 사후 관리도 이뤄진다.
상담 규모도 대폭 늘어난다. 금융위는 청년 대상 상담을 기존 연 4600명 수준에서 연 10만건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21곳인 금융권 상담 지점은 7월 133곳으로 늘고, 연말까지 200곳 이상으로 확대된다. 비수도권 지점 비중도 기존 30%에서 47%로 높인다.
저신용자나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는 청년은 상담 과정에서 서민금융진흥원의 신용·부채 관리 컨설팅,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사전 상담 등으로 연계된다. 단순 금융교육을 넘어 실제 부채 문제를 조기 점검하고 회복 지원으로 연결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도 청년 금융역량 지원에 나선다. 서울시는 국민연금공단과 협약을 맺고 이달부터 17개 서울청년센터를 거점으로 맞춤형 금융 교육을 운영한다. 교육에서는 합리적 소비와 저축, 생애주기별 재무 관리, 노후 준비 전략 등을 다룰 예정이다.
다만 재무상담만으로 청년 부채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 청년층 부채의 상당 부분은 소비 습관뿐 아니라 주거비 부담, 소득 불안정, 고용 불안, 자산 격차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생활비성 대출이 반복되는 구조를 줄이려면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지원, 금융사기 예방, 안정적 소득 기반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