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여러 전략 옵션을 검토하던 가운데 결국 손에 쥔 건 배달앱이 아닌 AI 인프라였다. 엔비디아와 브룩필드로부터 총 100억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 것이다.
네이버는 7월 27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 규모는 1조4809억원, 신주 724만1564주로 엔비디아 지분율은 4.5%가 된다. 신주 발행가는 20만4500원, 납입일은 10월30일, 상장 예정일은 11월20일이다.
네이버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2008년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 처음이다.
브룩필드와는 별도로 90억달러 규모 GPU 인프라·데이터센터 확보를 위한 사전 계약을 맺고 독점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엔비디아 지분투자와 브룩필드 자금조달을 합친 총 사업 규모는 100억달러다.
이번 계약은 지난 6월 양사가 발표한 기가와트급 초대형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협약의 후속 조치로,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체결됐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최수연 대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참석했다.
네이버는 이를 발판으로 2027년 상반기 55메가와트 규모 AI 팩토리 가동을 시작해 같은 해 말 100메가와트, 2028년 200메가와트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1기가와트급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약 10만개 규모 GPU 클러스터를 운영하며 기업 대상 서비스형 GPU와 소버린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조원 규모 자사주 490만주도 다음달 3일 소각한다.
이번 빅딜 이전, 네이버는 다양한 사업 확장 카드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하나로 지난 5월 배달의민족 인수전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2대주주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이 투자은행 업계발 관측으로 거론됐고, 파트너 후보로는 우버가 유력하게 꼽혔다. 이후 우버가 배민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를 22조원에 통째로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만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의 공식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네이버가 실탄을 집중한 곳은 AI 인프라였다. 2019년부터 쌓아온 데이터센터·GPU 운영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시장에서, 몸값 100억달러짜리 엔비디아·브룩필드 동맹을 확보한 셈이다. 여러 갈래로 열어뒀던 검토 카드 중 가장 큰 승부수가 AI 쪽에서 나온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