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취업자 1000만명 시대 열렸는데…정년연장 입법은 하반기 국회서 승부
고령 취업자 1000만명 시대 열렸는데…정년연장 입법은 하반기 국회서 승부
  • 김영호
  • 승인 2026.08.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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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사이의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정년연장 입법이 하반기 정기국회 최대 노동 현안으로 떠올랐다.

상반기 처리를 목표로 했던 국회 논의가 지방선거 일정 등에 밀려 무산된 가운데, 고령층의 근로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가 새로 나오면서 입법 논의에 다시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55~79세 고령층 취업자는 1012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34만5000명 늘었다. 2005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선 수치다.

같은 기간 고령층 인구는 1701만7000명으로 57만명 늘었고, 경제활동인구는 1036만2000명으로 35만2000명 증가했다. 2016년 671만5000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약 1.5배 규모로 확대됐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0.9%, 고용률은 59.5%로 지난해 세운 역대 최고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정년 연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gettyimagesbank
정년 연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gettyimagesbank

주목할 대목은 고령층의 근로 지속 의사다. 앞으로도 계속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은 1178만2000명으로 전체의 69.2%에 달했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보다는 0.2%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들이 희망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6세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오래 다닌 일자리에서 물러난 평균 연령은 53세 안팎에 그쳤고, 정년까지 자리를 지킨 경우는 10명 중 1명 남짓에 불과했다. 사업 부진이나 가족 돌봄 등을 이유로 일터를 떠나는 사례가 정년퇴직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의미다.

일하고 싶어도 소득 기반이 부족한 점도 확인됐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8만원으로 전년보다 2.1% 늘었지만, 1인 가구 최저 생계비인 154만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수령액 구간별로는 25만~50만원 미만이 37.7%로 가장 많았고, 50만~100만원 미만이 33.2%, 150만원 이상은 15.9%에 그쳤다.

이 같은 소득 공백은 정년연장 입법 논의의 핵심 배경이기도 하다. 현행 고령자고용법상 법정 정년은 60세로 고정돼 있는 반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현재 63세에서 2033년 이후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춰질 예정이다.

정년퇴직 후 연금 수급까지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의 소득 공백이 발생하는 구조인 셈이다. 정부는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수용해 단계적 정년연장 입법 추진을 공식화했고, 국회에는 관련 법안 여러 건이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당초 상반기 국회 처리를 목표로 했으나 지방선거 일정 등으로 무산됐고,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논의 중인 안은 2029년 무렵부터 정년을 단계적으로 올려 2037년 전후 65세를 완성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상향 속도를 두고 이견이 있어 2년 주기로 1세씩 올리는 안과 1~2년 주기를 혼합하는 안 등 여러 시나리오가 병행 검토되고 있다.

노동계는 빠른 법정 정년연장을 요구하면서도 임금체계 개편을 전제로 한 완만한 연장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정년연장 자체에 부정적이며 퇴직 후 재고용이나 계속고용 제도 확대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청년층에서는 고령층의 정년 연장이 신규 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년연장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연공서열형 호봉제 아래에서 정년만 늘릴 경우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에 따라, 정년 연장 대상자에 한해 근로시간 조정이나 임금체계 개편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취업규칙 특례 규정을 함께 법제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번 통계로 고령층의 근로 지속 의사와 소득 불안정성이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정년연장 입법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상향 속도와 임금체계 개편 방식을 둘러싼 노사정 간 이견이 여전한 만큼, 실제 법안 통과와 시행 시기는 하반기 국회 심의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