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혼자 사는 35세 직장인 김모 씨는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건 알죠. 근데 솔직히 말하면 '알고만 있는 상태'예요"라고 말했다.
세후 월급 약 260만원에서 월세 70만원을 비롯한 고정지출이 빠지고 나면 저축은 10만~20만원 남기면 잘한 달이다. 국민연금은 회사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고, 개인연금은 월 20만원 납입이 부담돼 해지했다.
김씨 같은 청년 1인가구가 65세를 넘겼을 때의 모습은 어떨까.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 고령자 통계'에서 그리는 노후는 '일하는 노후'다.
65세 이상 취업자 414만7000명, 1년 새 34만명 넘게 늘어
2025년 65세 이상 취업자는 414만7000명으로 전년(380만6000명)보다 34만명 넘게 늘었다. 10년 전인 2015년(198만5000명)의 2배가 넘는다. 고용률은 39.5%로 1년 새 1.3%p 올랐고, 2015년(30.4%)과 비교하면 9.1%p 높아졌다. 65세 이상 10명 중 4명이 일하고 있는 셈이다.
어떤 일을 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65세 이상 취업자를 직업별로 보면 단순노무 종사자가 34.6%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판매 종사자와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가 각각 19.2%였다.
이런 가운데 더 일하고 싶어 하는 비율은 오르고 있다. 2026년 5월 기준 65~79세 가운데 58.7%가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했다. 이들이 꼽은 이유는 '생활비 보탬'이 50.4%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은 38.7%였다. 일하고 싶은 고령자 둘 중 한 명은 돈이 필요해서 일을 원한다는 뜻이다.
노후 준비, 20대는 '아직'·65세 이상은 '능력 없음'
노후 준비 여부를 연령대별로 나눠 보면 청년과 고령자의 차이가 드러난다. 국가데이터처 '2025년 사회조사'에서 19~29세 가운데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4.4%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준비하지 않는 20대가 꼽은 이유는 '앞으로 준비할 계획'(44.0%)과 '아직 생각하지 않음'(42.8%)이 대부분이었고, '준비할 능력 없음'은 13.0%에 그쳤다.
반만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에서는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고령자는 64.4%로 10년 새 17.5%p 늘었다. 하지만 준비하지 않은 35.6% 가운데 64.3%가 그 이유로 '준비할 능력 없음'을 들었다. '자녀에게 의탁'은 25.2%였다.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 2052년 496만…지금의 2배
혼자 사는 노후도 빠르게 늘어난다. 고령자 통계에 실린 장래가구추계를 보면,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 가운데 1인가구는 2026년 247만6000가구(38.0%)다. 이 수가 2052년에는 496만1000가구로 지금의 약 2배가 되고, 고령자 가구 내 비율도 42.1%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2052년은 1987년생이 65세가 되는 해다.
혼자 사는 노후를 받쳐 줄 소득은 아직 넉넉하지 않다. 2024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연금 수급률은 91.2%로 높지만, 수급자가 기초·국민·직역·퇴직·개인연금 등 11종을 합쳐 받는 연금은 월평균 73만7000원이다. 전년(69만5000원)보다 4만2000원 늘었지만, 김씨가 지금 내는 월세 7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고령자 통계 속 65~79세는 열 명 중 여섯이 더 일하기를 원하고, 그 절반이 생활비를 이유로 꼽는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당장 쓸 돈이 부족한데 몇십 년 뒤를 생각하면서 묶어둔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라고 했다. 20대의 '나중에'와 65세 이상의 '준비할 능력 없음' 사이에 지금의 청년 1인가구가 서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