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분기 연속 흑자·저PER에도 밸류에이션 재평가 트리거는 아직
kt 밀리의서재가 풀리지 않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적은 분기마다 흑자를 쌓고 있는데, 주가는 상장 후 가장 낮은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정재욱 밀리의서재 대표가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쳤지만, 주가 반응은 여전히 미미하다.
대체 무엇이 밀리의서재의 주가를 붙잡고 있을까.
8월 11일 밀리의서재 주가는 1만700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2023년 9월 27일 공모가 2만3000원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약 54% 낮아진 수준이자, 52주 최저가(9090원)에 근접한 구간이다.
반면 회사의 영업흑자 행진은 2022년 2분기 시작돼 올해 1분기까지 16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6%, 영업이익은 4.9%, 당기순이익은 20.1% 늘었다.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5배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수준으로 동종 업계 평균을 밑돈다. 숫자만 보면 저평가가 뚜렷한데, 시장은 좀처럼 이를 주가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상장 초기부터 이어진 수급 부담
배경 중 하나로는 만성적인 수급 부담이 꼽힌다. 밀리의서재는 상장 후 6거래일 만에 임직원 스톡옵션 행사 물량 28만900주(발행주식 대비 3.5%)가 시장에 풀렸고, 뒤이어 재무적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이어졌다. KB인베스트먼트가 8만8465주를, 한국투자파트너스와 HB인베스트가 각각 10만3298주와 46만5000주를 처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KT지니뮤직이 지분 38.41%를 보유해 유통 물량 자체가 넉넉하지 않다 보니, 거래도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최근 3개월 평균 거래량은 발행주식 857만주의 0.15% 수준이고, 지수 등락과 무관하게 거래 자체가 뜸한 편이다. 즉, 시장의 관심권 밖에 있는 종목이라는 뜻이다.
뚜렷한 다음 성장동력이 안 보인다
두 번째로 요인으로 거론되는 건 신사업 공백이다. 상장 이듬해 추진하려던 웹소설 사업이 연기된 이후, 시장에서는 "실적은 견조하지만 다음 스토리가 없다"는 평가가 반복돼왔다.
최근에는 오디오북·웹툰·챗북 등 콘텐츠 다각화와 AI 기반 추천 서비스 '독파밍' 등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런 시도들이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재료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밀리의서재는 서비스 시작 이후 유지해 온 '한 달 무료 이용' 혜택을 없애는 등 수익성 강화를 추진 중이다.
배당해도 안 풀리는 건, KT발 불확실성
세 번째는 주주환원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지배구조 불확실성이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1월 19일 이사회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2월 12일 상장 후 처음으로 현금배당(주당 550원, 배당성향 29.9%)을 집행했다. 매출성장률 연평균 15%, 순이익의 약 30%를 주주환원에 쓴다는 3개년(2026~2028) 목표까지 제시한 상태다.
그럼에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데는 배당보다 더 근본적인 불확실성이 자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KT와 밀리의서재 간 구독권 공급 거래를 부당지원 혐의 들여다보는 현장 조사를 지진행했는데, 아직 결론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근 업계에서는 미디어 계열사 통합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해, 밀리의서재의 지배구조가 앞으로 어떻게 재편될지도 변수로 남아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런 구조적 요인들이 겹치면서, 정 대표의 잇단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시장 심리를 돌려세우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급 부담 해소나 신사업 성과, 지배구조 불확실성 해소 중 어느 하나라도 진전돼야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좁혀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