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투자용 ‘생산적금융 ISA’ 신설
배당주·저PBR주·국내 ETF 등 정책 수혜 가능성 주목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최종 확정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 방향도 윤곽을 드러냈다.
핵심은 기존 ISA 혜택 축소안이 대부분 철회됐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초 ISA 계약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사용하지 않은 연간 납입한도를 다음 해로 넘기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었지만 투자자 반발이 이어지자 이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에 따라 기존 ISA는 최소 가입기간 3년 이후 별도의 최대 계약기간 제한 없이 유지할 수 있다. 연간 납입한도 중 사용하지 않은 금액도 다음 해 이후로 이월할 수 있으며 2029년 말 기존 ISA를 종료하려던 일몰 계획도 철회됐다.
예를 들어 올해 ISA 납입한도를 모두 채우지 못했더라도 남은 한도가 사라지지 않고 이후 투자 여력이 생겼을 때 활용할 수 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나 자영업자, 특정 시기에 목돈을 투자하려는 가입자에게 유리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는 셈이다.
청년형 ISA와 청년미래적금의 중복 가입도 가능해진다. 당초 정부안에서는 두 상품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도록 할 예정이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중복 가입 제한을 없앴다.
국내 투자에 혜택 집중한 ‘생산적금융 ISA’
기존 ISA의 틀을 유지하는 대신 국내 자본시장으로 자금을 유도하기 위한 ‘생산적금융 ISA’는 새롭게 도입된다.
생산적금융 ISA에서는 국내 상장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기업성장투자기구(BDC) 등에 투자할 경우 이자·배당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총 납입한도는 2억원이며 미사용 납입한도를 이월할 수 있고 최대 계약기간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기존 ISA가 예·적금부터 펀드,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절세계좌라면 생산적금융 ISA는 국내 기업과 자본시장 투자에 세제 혜택을 집중한 계좌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ISA를 단순 절세상품이 아니라 국내 주식과 ETF를 장기간 모아가는 투자계좌로 활용할 선택지가 넓어지는 셈이다.
배당주·저평가주에도 정책 효과 기대
이번 세제개편에는 국내 주식 장기보유와 기업의 주주환원을 유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부는 자기주식 관련 과세체계를 정비해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제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한다. 자사주 소각이 확대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 주당가치와 주주환원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속·증여 과정에서 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업이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상장주식 평가제도 개선은 최종 정부안에서 제외됐다. 대신 국회 심사 과정에서 관련 방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일정 수준보다 낮은 기업에 별도의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제도가 현실화하면 저PBR 기업들이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나설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고배당주와 저PBR 금융·지주주, 국내 주식형 ETF, 증권·자산운용사 등을 이번 세제개편의 주요 수혜 후보로 보고 있다.
태양광·풍력·이차전지·반도체·핵심소재·AI 로봇부품 등 6개 분야에는 2027년부터 생산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공제하는 생산세액공제도 신설된다. 투자금액뿐 아니라 실제 생산 실적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관련 제조업의 국내 생산과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