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조각투자는 왜 아직 되팔기 어려운가 [토큰증권, 조각투자를 넘어③]
미술품 조각투자는 왜 아직 되팔기 어려운가 [토큰증권, 조각투자를 넘어③]
  • 안지연
  • 승인 2026.09.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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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증권은 코스피·코스닥 같은 거래소가 아니라 대부분 '장외거래소'라는, 이름은 익숙해도 구조는 낯선 시장에서 거래된다.

자본시장법상 거래소 밖에서 이뤄지는 장외거래는 원래 1:1 중개가 원칙이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다자간 중개를 허용하는 '장외거래소' 제도가 별도로 도입돼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 K-OTC, 전문투자자 간 다자간 채권중개를 허용하는 채권중개전문회사, 그리고 지난해 새로 제도화된 비상장주식·비금전신탁수익증권(조각투자) 대상 장외거래소가 대표적이다.

거래소보다 진입장벽은 낮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약은 더 있다. 아직 상장되지 않았거나 규모·거래량이 작아 정규 거래소에서 다루기 적합하지 않은 증권의 유통을 돕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시장 구조를 나눠보면 이렇다. 발행·공모 단계에서는 종합 증권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 또는 조각투자 발행 전용 스몰라이센스를 받은 핀테크사가 투자자를 모집한다. 발행이 끝난 뒤 유통 단계에서는 장외거래소 인가를 받은 업자가 플랫폼을 운영해 환금성을 높인다.

다만 조각투자는 규모나 거래량을 감안하면 상장시장보다는 장외거래소 유통이 기본이고, 물량이 큰 경우에 한해 한국거래소가 보충적으로 유통을 지원할 수 있다.

토큰증권만을 위한 별도 인가는 안 만든다

토큰증권 협의체가 논의해온 핵심 쟁점 하나는 내년부터 나오는 토큰증권이 기존 인가를 받은 증권사나 장외거래소에서 그대로 유통될 수 있느냐였다.

결론은 별도 인가 체계를 새로 만들지 않는 쪽으로 났다. 자본시장법상 인가 체계는 애초에 증권을 형태(실물·전자·토큰)가 아니라 내용(지분증권·채무증권 등)으로 구분해왔고, 토큰증권의 발행·유통 안정성은 전자증권법상 전자등록 과정에서 예탁결제원이 이미 심사하기 때문이다. 장외거래소의 호가접수·거래체결 업무도 분산원장 기술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정리하면,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별도 인가 없이 조각투자 토큰증권을 공모·주선할 수 있고, 수익증권 장외거래소 인가를 받은 업체도 별도 인가 없이 조각투자 토큰증권 거래를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장외거래소가 토큰증권 거래를 지원하려면 금융감독원과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현재 장외거래소 인가단위는 지분증권·수익증권·채무증권(전문투자자 한정)까지만 있는데, 앞으로 일반투자자를 포함한 채무증권 인가단위가 신설될 예정이다. 지금 당장 일반투자자 간 채권 매매 수요가 크진 않지만, 토큰화로 유통시장이 바뀔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다.

반면 투자계약증권은 유통성 확보를 위한 보완 연구가 끝난 뒤에야 인가단위 신설이 검토된다.

연간 순매수 1억원, 어떻게 계산되나

일반투자자의 장외거래소 거래한도는 '장외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금액(총매수금액-총매도금액)' 기준 1억원으로 설정됐다. 팔았다가 다시 산 금액은 상쇄되는 구조라, 단순히 1년에 1억원어치만 살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장외거래소가 여러 곳이면 거래소별로 한도가 따로 적용된다.

이 수치는 임의로 정해진 게 아니라 몇 가지 참고선을 절충한 결과다. 미국 크라우드펀딩 제도의 연간 최대투자한도(도입 당시 10만달러, 현재 12.4만달러), 과거 사모펀드 최소가입금액(당시 1억원, 현재 3억원)이 근거로 제시됐다.

국내 기존 제도와 비교해도 크라우드펀딩(연간 종목별 500만원, 합계 1000만원), 비상장주식 유통 샌드박스(연간 매도금액 합계 3억원), 조각투자 발행 샌드박스(연간 투자금액 1000만~2000만원), 투자계약증권 유통 샌드박스(연간 매도금액 합계 4000만원)보다 넉넉한 편이다.

다만 이 한도가 확정이 아니라, 시장이 실제로 자리잡는 추이와 투자자 보호 상황을 보며 계속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되팔기 어려운 증권도 있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조각투자는 발행 구조에 따라 비금전신탁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으로 나뉘며, 유통 편의성도 이 둘이 다르다.

투자계약증권, 특히 미술품·한우·한돈처럼 투자자들의 공유지분 설정 방식(민법상 공동소유)으로 발행된 경우는 유통에 제약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 계좌를 이체하는 것만으로 양수도가 끝나지 않고, 별도로 설정된 공유지분 변경 절차(민법상 지명채권양도 방식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즉 계좌상으로는 넘겼는데 법적으로 지분 이전이 마무리되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문제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계좌대체와 공유지분 변경을 기술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연구용역으로 검토 중이다.

불공정거래는 어떻게 걸러지나

장외거래소는 불공정거래를 예방·감시·조치하는 업무기준을 마련하고 공표·준수할 법적 의무가 있고, 금융위는 필요하면 이 업무기준의 변경을 요구할 수도 있다. 부정한 수단이나 거짓 시세, 풍문 유포 같은 부정거래가 적발되면 형벌, 과징금, 계좌동결, 임원선임 제한까지 걸릴 수 있다.

1인가구 투자자가 매매 전 확인할 것

셋으로 정리된다. 그 상품이 거래되는 장외거래소가 어디 소속인지와 해당 거래소의 연간 순매수 잔여 한도, 그 증권이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인지 투자계약증권인지(후자라면 공유지분형인지 아닌지), 그리고 급히 현금화해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실제로 되팔릴 만한 유동성이 있는 시장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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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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