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라고 하면 목돈 없이도 원하는 만큼, 원하는 자산에 자유롭게 나눠 투자할 수 있다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 제약이 걸려 있다. 담을 수 있는 자산에 엄격한 기준이 있고, 한 사람이 넣을 수 있는 금액에도 상한선이 있다. 금융위가 함께 내놓은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 모범규준'을 보면 이 틀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아무 자산이나 조각투자 할 순 없다
기초자산은 우선 객관적으로 가치를 매길 수 있어야 한다. 관련 법령에 평가 원칙이 있거나 법령에 근거한 독립적인 제3자 가치평가 기관이 있는 경우,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표준화된 공시가격이 있는 경우, 시장에서 실제 거래가 활발히 이뤄져 사실상 시장가격이 형성돼 있는 경우, 발행인 자체 평가모형이 객관성과 전문성을 모두 인정받은 경우, 이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한다. 처분이 용이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원칙은 자산 하나당 증권 하나다. 다만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여러 자산을 묶는 집합화(풀링)도 허용된다. 같은 종류·같은 권리의 자산이어야 하고, 묶는 기준과 목적이 투자자에게 명확히 전달돼야 하며, 개별 자산의 가격·위험·수익구조를 따로 구분해 알려야 하고, 부실자산이 섞이면 안 된다.
묶을 수 있는 자산 수와 최대 신탁가액도 무제한이 아니다.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기초자산 특성에 따라 별도로 정해진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수익(장래매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것도 원칙적으로는 막혀 있지만, 이미 체결된 계약처럼 권리관계가 특정돼 있고 가까운 미래에 발생이 확실시되며 신용보완 장치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반대로 원천적으로 막힌 자산도 있다. LTV·DSR 같은 부동산 정책과 연계된 주거용 주택, 또는 주거용으로 쓰이는 상업용 부동산은 기초자산으로 쓸 수 없다. 사행성 산업 관련 자산, 그 밖에 사회·경제적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되는 자산도 막힌다.
청약한도는 '3000만원과 발행금액 5% 중 작은 쪽'
모범규준에서는 투자자별 청약한도를 개별 상품 특성에 맞게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거래소별 기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N사는 3000만원과 발행금액의 5% 가운데 더 작은 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발행금액이 10억원이면 5%는 5000만원이지만 상한은 3000만원이 되는 것이다. 반면 발행금액이 3억원이면 5%인 1500만원이 상한이 된다.
배정 방식도 정해져 있다. 청약금액이나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투자자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하고, 일반투자자가 충분히 참여할 수 있도록 균등배정과 비례배정 같은 절차를 내규에 반영해야 한다. 특정 투자자에게 물량이 몰리는 걸 막기 위한 장치다.
공시도 해야한다
발행 이후에도 의무는 이어진다. 발행인은 신탁재산의 현황과 손익을 담은 운용보고서를 분기마다 작성하고, 연 1회 이상은 대표이사 확인이나 공인회계사의 확인·의견표시를 받아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장외거래소 공시시스템에 올려야 한다.
자산보유자(위탁자)도 부실자산을 떠넘기지 않도록 발행 물량의 5% 이상을 신탁 종료 시까지 의무 보유해야 한다.
1인가구 투자자가 청약 전 볼 3가지
청약 버튼을 누르기 전에 확인할 것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그 상품의 청약한도가 얼마로 설정돼 있는지, 두 번째는 기초자산이 단일자산인지 풀링된 자산인지와 그 풀링 기준이 무엇인지, 세 번째는 발행인이 신탁재산 운용보고서를 정기적으로 공시하고 있는지다. 이 셋만 확인해도 상품 구조의 절반은 파악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