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인정 4만1559건·지원 8만건 넘어…내년 최소지원금 예산안 840억원
경·공매 배당 회수율 48%…법 만료 뒤에도 기존 신청자 지원은 계속
전세사기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2년 한시로 도입한 특별법이 시행 4년째에 접어들었다. 법의 유효기간은 2027년까지 연장됐고 지원 방식은 저리대출과 주거 유지에서 보증금 일부 보전으로 확대됐다. 피해자 인정과 공공의 주택 매입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도 지원 예산도 편성됐다.
피해 회복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지원을 언제까지, 어떤 범위로 이어갈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3년 6월 시행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은 당초 2년간 효력을 갖는 한시법이었다. 이후 개정을 거쳐 유효기간이 2027년 5월 31일까지 연장됐다. 법 적용 대상은 2025년 5월 31일 이전에 최초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이다.
법의 기한이 끝난다고 피해 지원이 일괄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유효기간 만료 전에 피해자로 결정됐거나 피해자 결정 신청을 한 사람에게는 만료 이후에도 법을 적용하도록 경과조치를 뒀다. 신규 신청을 받는 기한과 이미 신청한 피해자의 구제 절차가 끝나는 시점이 다른 것이다.
지원 내용도 달라졌다. 초기 특별법은 경·공매 유예·정지, 피해 임차인의 우선매수권, 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거처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피해자가 직접 주택을 낙찰받기 어렵다면 우선매수권을 LH 등 공공주택사업자에게 양도하고 공공임대로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2024년 개정에서는 공공 매입을 통한 피해 회복이 강화됐다. LH 등이 피해주택을 매입할 때 발생하는 감정가와 낙찰가의 차액인 경매차익을 임대료 지원에 활용하고 남은 금액을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오는 11월 13일부터는 경·공매 등을 거친 피해회복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하면 부족분을 지원하는 최소보장제가 시행된다. 경매 배당과 보증금 변제액, 경매차익, 임대료 지원액 등을 합산해 지원금을 정한다.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에게는 경·공매 종료 전에 지원금을 지급하고 이후 추가 회수액 등을 반영해 정산한다.
주거를 유지하도록 돕던 지원이 보증금 회복의 일정 수준을 국가가 보장하는 단계까지 넓어진 셈이다. 국토부는 2027년도 예산안에 전세사기 피해 최소지원금 840억원을 반영했다.
피해자 인정과 지원 집행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가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는 1642건을 심의해 623건을 피해자 등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 가운데 579건은 신규 신청 또는 재신청, 44건은 이의신청을 거쳐 인정된 사례다.
특별법 시행 이후 누적 인정 사례는 4만1559건, 주거·금융·법률 지원은 8만188건이다. LH가 지난달 말까지 매입한 피해주택은 1만1148호로, 올해 1~9월에만 6157호를 매입했다.
기한은 정해져 있지만, 피해 회복은 끝나지 않았다
지원 기간을 논의할 때 함께 봐야 할 것은 실제 보증금 회수 수준이다. 경·공매 절차가 끝나더라도 상당한 손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월 28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경·공매가 종료된 피해 1만4402건의 건당 평균 보증금은 1억3200만원이었다. 배당으로 회수한 금액은 평균 6300만원으로, 회수율은 48%였다. 보증금과 배당 회수액의 차이는 평균 6900만원이다.
이 수치는 경·공매 배당으로 돌려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경매차익이나 임대료 지원 등을 모두 반영한 최종 피해회복률과는 구분해야 한다. 다만 경·공매가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보증금 반환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피해는 청년층과 비교적 적은 보증금의 주택에 집중됐다. 올해 8월까지 피해자 등으로 인정된 4만936건 가운데 20~30대가 76%를 차지했다. 보증금 2억원 이하 사례는 전체의 85.5%였다.
정부가 책임질 피해의 범위를 정하는 문제도 남는다. 같은 기간 피해자 인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된 사례는 1만6193건이었다. 이 중 보증금 미반환 의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례가 1만1087건, 다수 피해 발생과 미반환 의도 요건을 함께 충족하지 못한 사례가 4562건이었다. 두 유형은 전체 부결 사례의 약 96.6%를 차지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특별법 지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인정 요건은 전세사기 구제와 일반적인 보증금 미반환 문제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작동한다. 지원 대상을 넓힐 경우 국가가 부담할 범위도 달라지지만 현재 기준을 유지하면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피해는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