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종말] 서울 소형빌라도 점점 사라지는 전세...4년 동안 39.7% 줄어
[전세의 종말] 서울 소형빌라도 점점 사라지는 전세...4년 동안 39.7% 줄어
  • 정단비
  • 승인 2026.08.1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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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전용면적 30㎡ 이하 빌라(연립다세대)를 전세로 구하는 사람이 4년 연속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데일리팝 솔로인사이트랩이 재분석한 결과, 소형 빌라 전세 거래는 2022년 3만4617건에서 2025년 2만886건으로 39.7% 줄었다.

같은 기간 매매는 9460건에서 1만534건으로 늘었다. 2022년보다 거래가 많아진 수준이다.

30㎡ 이하는 흔히 원룸형 자취방으로 불리는 규모다. 사회초년생이나 1인가구가 목돈(보증금)을 모아 처음 독립할 때 가장 많이 찾는 형태이기도 하다. 여기에 전세라는 선택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앞서 서울 소형 주거의 월세비중이 4년 만에 26.1%p나 상승한 것을 짚었다면, 2부는 전세가 밀려난 자리를 들여다본다.

서울 소형 빌라 전세·매매 거래 추이 (2022~2025,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 데일리팝 솔로인사이트랩
서울 소형 빌라 전세·매매 거래 추이 (2022~2025,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 데일리팝 솔로인사이트랩

매매는 돌아왔는데, 전세는 계속 줄었다

연도별로 보면 매매와 전세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매매는 2022년 9460건에서 2023년 6392건까지 줄었다가(-32.4%), 2024년 7771건, 2025년 1만534건으로 다시 늘었다. 2022년보다 11.4% 많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전세는 반등한 해가 한 번도 없다. 2022년 3만4617건, 2023년 2만7936건, 2024년 2만4315건, 2025년 2만886건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전세와 월세를 더한 임대차 거래 안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방향이다. 2022년 57.2%였던 전세비중은 2023년 46.6%, 2024년 38.9%, 2025년 34.2%로 낮아졌다. 4년 사이 23.0%p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1∼6월, 잠정)도 32.7%로 더 줄어들었다. 2022년보다 24.5%p 낮은 수준이다. 반등할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전세사기 그 시점과 겹치지만, 그것만으론 설명이 안 된다

전세 거래가 꺾이기 시작한 시점은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시기와 겹친다. 국회는 2023년 5월 25일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이 법은 6월 1일부터 시행됐다.

같은 해 5월 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되는 전세가율을 집값의 100%에서 90%로 낮췄다. 갱신 보증은 2024년 1월 1일부터 새 기준을 적용했다.

전세 거래가 줄어드는 흐름과 이 시점이 겹치는 건 분명하다. 다만 금리, 전세대출 규제, 갭투자 유인 변화 등 다른 요인도 같은 기간 함께 움직였다. 시점이 겹친다는 사실만으로 이 법과 규제가 전세 감소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건 다른 데 있다. 충격 이후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안정을 찾는 게 보통이지만, 전세 거래는 2024년과 2025년에도 계속 줄었다.

갱신 보증에 새 전세가율 기준이 적용된 2024년 이후로 시야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사고 직후의 충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몇 년째 이어지는 흐름이다.

면적을 넓혀도 결론은 같다. 30㎡ 이하로 좁혔던 기준을 서울 빌라 전체로 넓혀 봐도 매매는 2022년 3만1883건에서 2023년 2만3010건까지 줄었다가 2025년 3만5788건으로 올라섰다. 2022년보다 12.2% 많은 수준이다.

전세는 같은 기간 8만9146건에서 5만3771건으로 39.7% 줄었다. 소형이든 전체든, 매매는 돌아오고 전세는 줄어드는 흐름이 같다.

빌라 전세는 보증금을 모아 처음 독립하려는 사회초년생과 1인가구가 거쳐가던 경로였다. 큰 목돈을 은행 대출이나 부모 도움으로 마련해 전세로 들어간 뒤, 자금을 모으며 다음 집을 준비하는 것이 수순이었다.

월세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전세 거래 자체가 줄어드는 지금은 다음 단계로 가는 길이 좁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세를 살다 목돈을 모아 매매로 넘어가던 중간 단계가, 서울 빌라 시장에서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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