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전용면적 30㎡ 이하 소형주택을 구할 때 전세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이제 4명 중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데일리팝 솔로인사이트랩이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소형 연립다세대·오피스텔 전월세 거래 7만591건 가운데 월세는 5만3109건으로, 월세 비중이 75.2%에 육박했다.
4년 전인 2022년 상반기에는 전체 6만4559건 중 월세가 3만1673건, 비중은 49.1%였다. 하지만 월세 거래가 3만1673건에서 5만3109건으로 늘면서, 절반이 안 되던 비중이 26.1%p 높아져 4채 중 3채에 이르렀다.
거래 건수를 보면 전세가 줄어든 게 뚜렷하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는 3만2886건에서 1만7482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번 분석은 2022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 25개구 전체에서 이뤄진 연립다세대·오피스텔(전용 30㎡ 이하) 전월세 실거래 56만9662건을 대상으로 했다. 연립다세대 27만7486건, 오피스텔 29만2176건이다.
분석 결과, 2022년 상반기 49.1%였던 월세 비중은 2023년 상반기 58.1%, 2024년 상반기 65.6%, 2025년 상반기 71.7%로 해마다 올랐고, 올해 상반기 75.2%에 이르렀다.
다만 오름폭은 매년 줄고 있다. 전년 상반기 대비 상승폭은 2023년 9.0%p에서 2024년 7.5%p, 2025년 6.1%p, 올해 3.5%p로 좁아졌다. 월세로의 전환 자체는 계속되고 있지만 속도는 완만해지는 모습이다.
오피스텔은 전세가 거의 사라졌다
빌라는 상승 속도가 더 빠르다
또 거주 유형별로 월세 거래 비중의 차이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의 월세 비중은 82.3%에 달했다. 전세라는 거래 형태가 이 시장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연립다세대(빌라)는 67.3%로 오피스텔보다 낮지만, 월세 비중이 증가한 속도는 더 빠르다. 2022년 상반기 41.2%였던 빌라 월세 비중은 올해 상반기 67.3%로 26.1%p 늘었다. 같은 기간 오피스텔의 상승폭(25.0%p)보다 크다.
애초 전세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 있던 빌라 시장이, 뒤늦게 오피스텔을 따라가는 흐름으로 보인다.
관악·서대문, 월세 비중 86%대…자치구별로도 격차가 났다
올해 상반기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관악구(86.8%)였다. 서대문구(86.1%), 강북구(84.7%)가 뒤를 이었다.
세 곳 모두 소형주택 전월세 10건 중 8건 이상이 월세였다. 특히 관악구는 2022년 상반기 61.3%에서 25.5%p 늘어 상승폭도 가장 컸다.
한편 이러한 월세 거래 증가는 전세 시장을 흔든 전세사기 사건 대란과 시점과도 겹친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는 2023년 초 표면화됐고, 정부는 그해 6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시행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2023년 5월부터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기준이 되는 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낮췄다.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진 임대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시기 금리 인상과 전세대출 심사 강화도 함께 진행된 만큼, 월세 전환을 전세 사기 증가의 결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세는 한 번에 큰 목돈을 맡기고 다달이 내는 돈 없이 사는 방식이었다. 목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전세대출이라는 통로가 있었고, 보증금을 지키며 다음 집으로 옮겨가는 것이 하나의 사다리였다.
이제 30㎡도 안 되는 소형주택에서도 그 사다리가 좁아지고 있다. 4년 전 절반이 안 되던 월세가 이제 4채 중 3채로 늘었다는 숫자는, 목돈을 모아 전세로 옮겨갈 기회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형 연립다세대·오피스텔은 혼자 사는 사람이 첫 독립을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택하는 주거 형태다.
이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4년 새 26%p 넘게 늘었다는 것은, 1인가구의 주거비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목돈을 맡기고 다음 주거 단계로 넘어가던 전세 대신, 어쩔 수 없이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고정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