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문래창작촌 골목에 들어서자 오래된 철공소와 기계·금속 관련 제조업체들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철문이 달린 작업장 사이로 카페와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었고, 조금 더 걸어가자 무인사진관도 나타났다. 골목 안쪽에서는 갤러리와 예술가들의 작업실도 찾아볼 수 있었다.
과거 철재상과 금속 가공업체가 밀집했던 문래동이 젊은 층이 찾는 문화·외식 상권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제조업체들이 운영되는 골목에 예술공간과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독특한 거리 풍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2015년 거리뷰와 현재 모습을 비교해 보니 오래된 건물들은 상당 부분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골목을 채운 가게들과 거리의 분위기는 달라져 있었다.
철공소 밀집 지역에 예술가 유입…문래창작촌의 시작
문래동은 1960년대부터 철재상과 금속 가공업체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제조업 밀집 지역이다. 기계 부품을 제작하거나 금속을 가공하는 업체들이 골목 곳곳에 자리하면서 철공소 중심의 산업지역으로 발전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산업구조 변화로 일부 제조업체가 이전하거나 문을 닫으면서 빈 공간이 생겼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작업 공간을 찾아온 예술가들이 문래동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철공소 사이에 작업실과 갤러리가 들어서면서 문래창작촌이 형성됐다. 2010년에는 문래예술공장이 문을 열어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재도 문래창작촌 골목에서는 제조업체와 예술공간이 함께 자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기계·금속 관련 업체들의 간판이 이어지는 거리 사이로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갤러리가 들어서 있었다.
철공소와 예술공간이 어우러진 골목이 알려지면서 문래동을 찾는 목적도 다양해졌다. 전시를 관람하거나 골목을 둘러보는 방문객들이 더해졌고, 카페와 음식점, 술집 등 상업시설도 들어서기 시작했다.
기계 제작업체가 브런치·펍으로…달라진 문래동
문래동 골목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2015년 거리뷰와 현재 모습을 비교했다. 당시 한 건물에는 기계 제작업체의 간판이 걸려 있었지만, 현재는 브런치와 주류를 즐길 수 있는 가게가 들어서 있다.
10여 년 사이 건물에 들어선 업종은 달라졌지만, 기본적인 외관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과거 기계 제작업체가 자리했던 건물이 이제는 사람들이 식사하고 여가를 즐기는 장소로 바뀐 것이다.
다른 골목에서도 오래된 건물의 형태를 살린 카페와 음식점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낡은 벽돌과 철문 등 산업시설의 흔적을 남겨둔 채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선 모습이었다.
골목에 들어선 업종도 다양해졌다. 기계·금속 관련 제조업체들이 자리한 거리에는 음식점과 카페가 들어섰고, 철공소 바로 옆에는 무인사진관도 운영되고 있었다.
문래동의 특징은 새로운 상업시설이 기존 제조업체를 모두 대체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전히 운영 중인 철공소 사이사이에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과거 산업지역의 분위기와 현재의 상권이 어우러진 골목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철공소 골목이 외식·문화 공간으로…20~30대 소비 절반 차지
문래동을 찾는 사람들의 방문 목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계 부품 제작과 금속 가공 등 제조업 활동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카페와 음식점을 방문하거나 전시를 관람하고 골목을 둘러보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제조업체들이 작업을 이어가는 골목에는 브런치 가게와 카페, 술집 등 다양한 외식시설이 들어섰다. 기존 산업지역에 식사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더해지면서 방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젊은 층의 소비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문래동 외식업 매출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1%로, 전체 외식업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이들 연령대에서 발생했다.
과거 제조업 중심지였던 문래동은 이제 젊은 층이 식사와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찾는 상권으로도 자리 잡았다.
젊은 층 찾는 상권으로 변화…제조업체 수는 감소
문래동이 문화·외식 상권으로 변화하는 사이 기존 제조업체 수는 감소했다. 영등포구 사업체조사 수치에 따르면 문래동의 절삭 가공 및 유사 처리업체는 2022년 603개에서 2024년 540개로 63개 줄었다. 같은 기간 주형 및 금형 제조업체도 106개에서 101개로 감소했다.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일부 업체가 이전하거나 문을 닫았고, 그동안 골목에는 예술공간과 외식시설 등 새로운 업종이 들어섰다.
그렇다고 문래동이 제조업의 흔적만 남은 상업거리로 바뀐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철공소와 기계·금속 관련 업체들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 카페와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과거 제조업 중심지였던 문래동은 예술가들의 유입을 거쳐 젊은 층이 찾는 문화·외식 상권으로 변화했다. 오래된 건물과 철공소가 남아 있는 골목에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문래동은 산업지역의 모습과 새로운 상권이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