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완판에 올해도 협업 잇따라…패션업계, 캐릭터 팬덤 공략
패션 브랜드들이 인기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협업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와 파자마 등이 품절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협업 상품의 인기가 실제 판매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협업 대상은 캐릭터와 애니메이션부터 게임, 아티스트 등으로 다양하다. 상품 역시 티셔츠를 넘어 파자마와 플리스, 잡화 등으로 확대되면서 좋아하는 콘텐츠를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의류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협업 상품을 한곳에 모은 특화 매장까지 등장했다. 패션 브랜드들이 인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상품을 차별화하고, 기존 고객뿐 아니라 해당 콘텐츠의 팬들까지 소비자로 끌어들이고 있다.
협업 상품 한곳에 모았다…성수 '스파오프렌즈 랩'
스파오는 지난 9월 서울 성수동에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IP 협업 상품을 한곳에 모은 특화 매장 '스파오프렌즈 랩'을 열었다. 홍대와 강남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연 스파오프렌즈 매장으로, 규모는 약 331㎡(100평)다.
매장에는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의류가 진열돼 있었다. 티셔츠와 파자마 등 여러 종류의 협업 상품을 한곳에서 살펴볼 수 있었고, 이랜드가 자체 개발한 캐릭터 '키토'와 '푸토'를 활용한 제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매장 한쪽에는 자신만의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DIY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원하는 캐릭터 디자인을 선택해 티셔츠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방문 당시에는 외국인 고객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있었다.
스파오는 다양한 IP 협업 상품을 한곳에 모으고 직접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공간까지 마련했다. 단순히 의류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캐릭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매출 51% 증가에 잇따른 품절…커지는 IP 협업 비중
스파오가 협업 상품을 위한 별도 매장까지 마련한 배경에는 관련 상품의 판매 증가가 있다. 스파오의 IP 협업 상품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30%, 2025년에는 28%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인기 캐릭터와 협업한 상품이 출시 직후 품절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지난 10월 선보인 일본 인기 캐릭터 '먼작귀(치이카와)' 협업 컬렉션에서는 후드 스웨트셔츠와 파자마, 플리스 등 여러 제품이 빠르게 판매됐다. 특히 플리스 집업은 출시 약 1시간 만에 품절되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월 출시한 애니메이션 '데스노트' 컬렉션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긴팔 파자마와 후드집업, 반팔 티셔츠부터 담요와 키링까지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됐으며, 온라인몰에서는 출시 10분 만에 전체 제품이 품절됐다.
협업 상품에 대한 관심은 매장 방문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9월 스파오프렌즈 랩 개점 첫날에는 약 200명이 매장 앞에서 대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데스노트 협업 컬렉션도 공개되면서 관련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스파오는 연간 약 40건의 IP 협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상품에 활용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협업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15%에서 올해 6월 18%로 높아졌다. 관련 상품의 판매가 늘면서 브랜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캐릭터 협업으로 판매 성과까지…IP 활용 넓히는 패션업계
스파오뿐 아니라 다른 패션 브랜드들도 인기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의류를 출시했다. 작품 속 캐릭터와 의상을 활용한 제품으로, 1차 출시 상품 대부분이 품절되면서 2차 컬렉션까지 선보였다.
협업 상품에 대한 관심은 오프라인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성수동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에는 하루 평균 약 1800명이 방문했으며, 이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51%에 달했다. 에잇세컨즈의 지난해 협업 프로젝트는 전년 2건에서 7건으로 늘었고, 관련 상품의 공급 금액도 약 70% 증가했다.
올해도 다른 패션 브랜드들의 캐릭터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탑텐은 고양이 캐릭터 '마인드어데이 커버캣'과 협업해 파자마와 크루넥 티셔츠 등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 브랜드 키르시 역시 지난 5월 산리오 캐릭터 '챠미키티'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처럼 패션 브랜드들은 인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의류에 활용하고 있다. 작품 속 의상을 재해석하거나 캐릭터 디자인을 일상복에 적용하는 등 브랜드마다 협업 방식에도 차이를 보인다.
캐릭터 팬덤이 새로운 고객으로…패션 브랜드가 IP에 주목하는 이유
패션 브랜드들이 IP 협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다. 기존 브랜드 이용자뿐 아니라 해당 캐릭터나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까지 소비자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의류는 디자인과 소재, 가격 등을 비교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캐릭터 협업 상품은 좋아하는 작품이나 등장인물 자체가 구매 이유가 되기도 한다. 평소 이용하지 않던 브랜드라도 관심 있는 캐릭터와 협업했다면 해당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을 수 있다.
기본 의류를 주로 판매하는 SPA 브랜드에는 상품을 차별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같은 티셔츠나 파자마라도 어떤 캐릭터가 들어갔는지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이 달라질 수 있다.
이미 팬층을 확보한 콘텐츠를 활용하면 신상품을 알리는 데에도 유리하다. 협업 소식만으로 해당 캐릭터의 팬들에게 상품을 알릴 수 있고, 한정 수량으로 출시되는 제품은 단기간에 구매가 몰리기도 한다.
캐릭터 협업은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늘리는 데에도 활용된다. 에잇세컨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스파오는 다양한 IP 협업 상품을 한곳에 모은 상설 특화 매장을 마련했다. 상품 판매에 체험 요소까지 더하면서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는 이유도 다양해지고 있다.
패션 브랜드들은 IP 협업을 통해 기존 상품을 차별화하고 새로운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협업 상품의 인기가 실제 판매와 매장 방문으로 이어지면서 IP 활용 범위도 의류 출시를 넘어 오프라인 매장과 체험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