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형 원전 넘어 SMR까지 공급망 확대...미국 원전시장 다시 열린다
[줌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형 원전 넘어 SMR까지 공급망 확대...미국 원전시장 다시 열린다
  • 정단비
  • 승인 2026.11.06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2050년 원전 설비용량 400GW 확대 목표…원전 기자재 수요 증가 기대
보글 원전 공급 경험에 테라파워·뉴스케일 제작 계약까지…북미 사업 기반 강화

미국이 원자력발전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원전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사업 기회도 넓어지고 있다. 대형 원전 건설 재개와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실제 원자로 설비를 제작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대형 원전 주기기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원전 기자재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SMR 개발기업들과 잇따라 제작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협력 관계를 실제 생산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 발표한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개혁 관련 행정명령에서 2024년 약 100GW 수준인 원전 설비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한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2030년까지 설계가 완료된 신규 대형 원자로 10기의 건설을 추진하도록 지원하는 방침도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수요 증가, 에너지 안보 강화 등이 원전 확대 정책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전 건설이 확대될 경우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에는 새로운 공급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미국 원전 시장에서 주기기 공급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조지아주 보글 원전 3·4호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노형이 적용된 이 프로젝트에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를 공급했다.

미국 원전 프로젝트에 핵심 설비를 납품한 경험은 향후 신규 원전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다. 원전 주기기는 높은 수준의 제작 정밀도와 품질 관리가 요구되는 만큼 공급 실적과 제조 경험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경남 창원에 대형 주단조 설비와 원전 주기기 제작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형 금속 소재 제작부터 가공과 조립, 검사까지 주요 공정을 연계할 수 있는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국내외 원전 프로젝트에 기자재를 공급해 왔다.

미국 와이오밍주(州) 테라파워 SMR 발전소 조감도 /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미국 와이오밍주(州) 테라파워 SMR 발전소 조감도 /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최근에는 미국 SMR 시장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8월 미국 테라파워와 차세대 원자로인 나트륨 원자로의 핵심 기자재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상은 원자로 보호용기와 원자로 지지구조물, 원자로 내부구조물이다. 이들 설비는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 건설 중인 테라파워의 첫 원전 프로젝트에 공급될 예정이다.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는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소듐냉각고속로 방식이다. 초도 프로젝트의 원자로 발전용량은 345MW로, 에너지저장시스템을 결합해 발전 출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기술협력에서 실제 기자재 제작으로 사업이 진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12월 테라파워와 핵심 기자재의 제작 가능성을 검토하는 계약을 체결한 이후 설계 개선과 제작 준비에 참여해 왔다. 올해 제작 계약을 확보하면서 협력 범위를 구체적인 제품 공급 단계로 확대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SMR 상부 원자로 모듈 제작 계약도 체결했다.

상부 원자로 모듈은 고온·고압의 냉각재를 담는 원자로 압력용기의 상부를 구성하는 핵심 기자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23년 뉴스케일파워와 SMR 소재 제작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 계약으로 상업용 원자로 핵심 기자재의 본제작 단계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뉴스케일파워 칼 피셔 COO(사진 가운데)와 두산에너빌리티 김종두 사장(사진 왼쪽에서 다섯 번째)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뉴스케일파워 칼 피셔 COO(사진 가운데)와 두산에너빌리티 김종두 사장(사진 왼쪽에서 다섯 번째)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미국 NRC의 설계승인을 받은 노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부터 뉴스케일파워와 협력 관계를 이어오며 원자로 제작을 위한 생산 기반을 준비해 왔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북미 원전 사업은 대형 원전 주기기 공급 경험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기술 방식의 차세대 원전 기자재 제작까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테라파워와 뉴스케일파워는 서로 다른 원자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두 기업의 제작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특정 원전 노형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설계에 대응할 수 있는 제조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후속 사업의 진행 속도와 추가 기자재 발주 여부에 따라 실제 수주 확대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한편 미국 원전시장 확대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확보한 강점은 정책 기대감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대형 원전 공급 이력에 더해 차세대 원전 분야에서도 실제 제작 계약을 확보하면서 북미 사업의 기반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구체적인 발주로 이어질 경우 두산에너빌리티가 축적한 제조 경험과 공급 실적이 추가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