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디치과 최대주주, 美법인명으로 맨해튼 빌딩 3채 사들여..사측 "몰랐다"
유디치과 최대주주, 美법인명으로 맨해튼 빌딩 3채 사들여..사측 "몰랐다"
  • 채신화 기자
  • 승인 2015.06.1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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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전 대표, 매입자금 340억원에 대출까지…자금 출처 의문·국부유출 의혹 제기돼
▲ 유디치과가 미국법인의 운영 현황에 대해 '나몰라라' 하는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 뉴시스

'세계속의 유디'를 내세우며 미국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유디치과가 정작 미국에서의 운영 현황에 대해 '나몰라라' 하는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 유디치과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팝업창으로 미국에 신규 개원한 지점을 홍보하고 브랜드 소개에도 유디의 해외진출을 적시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미국 11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유디치과에 관한 모든 질문에는 "알 수 없다", "확인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국내 유디치과는 미국법인과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유디치과 김종훈 전 대표가 미국 법인 UDG Holdings LLC의 종속회사 명의로 뉴욕 맨해튼의 대형 빌딩 3채를 약 3100만달러(344억2550만원)에 사들였다는 한 미주한인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

김 전 대표가 해당 빌딩을 매입한 시기는 지난 2013년 5월부터 9월까지로 자신이 대표로 있는 'UD 31ST STREET LLC', 'UD 736 BROADWAY LLC', 'UD 46TH STREET LLC' 명의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전 대표는 빌딩 매입 시 담보대출을 받은 금액인 2286만 달러(252억원)를 제외하더라도 세금, 수수료 등을 포함하면 1000만 달러(110억원) 이상의 현금을 김 전 대표 스스로 조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당시 우리 아메리카은행에서만 1000만 달러를 대출 받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해당 은행에 거액을 예치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던 김 전 대표가 이러한 거금을 모두 미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미국으로 돈을 들여올 때 적법하게 들여온 게 맞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에서 외국계좌로 돈을 송금할 때는 기본적인 수수료를 비롯해 각종 신고와 세금 납부 절차 등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탈세와 국부유출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10억원이 넘는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할 경우 국세청에, 5만달러를 초과해 국내에서 송금한 자금으로 예치하고자 하는 경우는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한다.

▲ 지난 2013년 김종훈 유디치과 전 대표가 미국 법인명으로 뉴욕 맨해튼 빌딩을 매입할 당시, 직접 조달한 1000만 달러의 자금 출처에 의혹이 제기됐다. ⓒ 뉴시스

더군다나 빌딩 매입 시 명의로 사용한 회사들의 지배회사인 UDG Holdings LLC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어 자금 뿐만 아니라, 건물을 매입한 이유와 사용처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디치과 측은 현재 미국에 있는 김종훈 전 대표와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유디치과 지점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대표가 뉴욕 맨해튼에 매입했다는 건물의 용도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유디치과 관계자는 "미국 유디 관련해서는 (본지의) 기사 보고 알았다"며 "평소에 듣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에서 유디치과를 추가 개원할 때는 국내에서 홍보를 하기도 하지만 그 외에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른다"고 일축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현재 대표도 아니기 때문에 (국내 유디치과와) 직접적인 관련도 없고, 미국에서 벌어지는 투자나 부동산 임대 부분은 확인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김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유디치과는 고광욱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에는 어폐가 있어 보인다. 김 전 대표가 여전히 주식회사 유디의 지분 94%를 가진 특수관계자인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유디치과 관계자는 "(유디치과가) 컨설팅 회사이고 서비스 계약을 통해 경영·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라며 "(미국 사업은) 업무 분야 외"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유디치과 지점에 대한 운영·관리에 대해서도 "유통분야 등의 프랜차이즈와 달리 의료업계이기 때문에 (유디치과의 경영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며 역시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경영은 본사가 지점에 브랜드를 비롯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영업의 지원 및 통제를 하기 마련이다. 물론 해외법인과 분리 경영을 하는 경우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알 순 없지만, 이처럼 거액의 자금을 사용하는 부분까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한편, 유디치과는 지난 1992년 성신치과의원으로 개원해 획기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급성장했고, 이후 1999년 분점을 두며 네트워크 치과 그룹으로 전국 각지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16여년이 지난 현재 유디치과는 국내 127개, 국외 11개의 지점을 가진 국내 유일무이 규모의 네트워크 치과로 자리잡았으나, 치과협회와의 끊임없는 갈등으로 최근까지도 각종 소송과 압수수색에 휘말리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데일리팝=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