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거 아니?] 요양식에서 우연히 개발된 시리얼, '켈로그'(Kellogg's)
[브랜드 이거 아니?] 요양식에서 우연히 개발된 시리얼, '켈로그'(Kellogg's)
  • 전소현
  • 승인 2020.10.16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취하는 혼족의 주방 한쪽에는 항상 시리얼이 자리 잡고 있기 마련이다.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기에는 빠르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혼족뿐 아니라 많은 가정에서 시리얼은 아침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다. 여론조사 업계 칸타의 2019년 소비자 패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 약 60%가 1년 동안 1번 이상 시리얼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명 옥수수로 만든 콘플레이크 대표 브랜드를 생각하면 파랑색 배경의 호랑이와 사자가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일명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켈로그 콘푸로스트는 시리얼을 최초로 발견해낸 회사다. 시리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어떻게 전 세계 사람들의 간편 식품으로 자리 잡았는지 파헤쳐 보겠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요양원에서 실수로 만든 요양식 = 시리얼

현재 켈로그는 2019년 기준 전 세계 시리얼 시장에서 40%를 점유하고 있다. 회사는 1906년 설립됐으며, 이 당시 건강식 아침 식사가 다양하지 않아 가히 시리얼의 등장은 혁신적이었다. 시리얼은 켈로그 회사가 설립되기 12년 전 1894년에 탄생했다. 그때 당시 요양원을 운영하던 의사 겸 약사인 존 하비 켈로그 (John Harvey Kellogg)와 그의 동생 윌리엄 키이스 켈로그 (Will Keith Kellogg)가 환자들을 위해 곡물, 밀 소재의 요양식을 만들다가 우연히 시리얼을 발견했다. 

그 당시 존 하비 켈로그는 환자들에게 가정에서도 건강식을 이어나가길 바라며 채식을 권했다. 하지만 환자들은 맛없는 식단에 대해 불만이 컸고, 간편하면서 맛있는 건강 식단을 시중에서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켈로그 형제는 영양가 있으면서도 맛있는 건강식, 소화가 잘되는 빵을 개발하고자 했다. 빵을 만들기 위해 롤러에 밀을 넣는 가운데 우연히 롤러가 고장이 나 멈췄고, 롤러 주변에 반죽이 말라 부서진 플레이크 조각이 생겨났다. 밀 조각들을 불에 구워 환자들에게 먹어보게 했더니 반응이 좋아 맛있는 건강식 시리얼이 탄생하게 됐다.

그리고 이때, 켈로그 요양소 환자였던 찰스 윌리엄 포스트가 우연히 시리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게 됐고, 사업성이 있다고 생각해 1895년 포스텀 시리얼 컴퍼니를 설립해 켈로그보다 먼저 시리얼 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시리얼계 양강 구도가 만들어졌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농심이 1980년 미국 켈로그와 기술제휴를 맺어 농심켈로그가 1981년 설립됐고, 동서식품이 미국 식품회사 제너럴푸드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포스트 시리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켈로그컴퍼니 공식로고)
(사진=켈로그컴퍼니 공식로고)

조금 뒤늦은 사업화와 건강한 영양식을 강조하는

켈로그 형제는 시리얼은 최초로 개발했지만, 포스트가 회사를 앞서 만들어 먼저 성공을 거뒀고, 1900년에는 요양소 주변에만 24개의 시리얼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켈로그는 회사 설립 초반 형제간의 갈등이 있었다. 형인 존 하비 켈로그는 요양소의 부속기관으로 환자들의 건강을 챙기는 방향을 원했고, 동생 윌리엄 키이스 켈로그는 필 플레이크의 상업화 추진을 바랐다. 법정 싸움 끝에 동생 윌리엄 키이스 켈로그가 1909년 지금의 시장 판매를 주도하는 켈로그 회사로 이름을 바꿨다.

1900년도 초반에 미국에 저온 살균 우유가 가정보급 되면서 시리얼 시장은 더욱 성장했고, 켈로그는 편리함을 강조하는 포스트 시리얼 컴퍼니와 다른 노선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1923년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영양사(메리 이사벨 바버)를 영입해 켈로그와 관련된 식습관을 연구했고, 1930년대에는 그 당시에는 없던 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영양학적 정보를 제품 포장 겉면에 제시하며 건강하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시장에 자리 잡았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1900년대 초반에 시작된 시리얼 시장과 켈로그는 1차 세계 대전, 미국 대공황 등으로 큰 위기들이 있었으나,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당시 광고를 하지 않는 식품 업계 풍토와 달리 옥외광고, 지면광고 등 한 해에만 100만 달러 (약 11억 원)을 투자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광고를 선보이며 위기를 이겨냈다. 

1950년대부터는 우리에게 익숙한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라는 광고로 히트를 친 말하는 호랑이 '토니'로 캐릭터 마케팅을 시작해 소비자 어린아이 시장에 다가갔고, 간편한 아침식사 = 시리얼 이라는 미국 식문화를 정립했다. 2019년 6월엔 차세대 지속가능성을 위한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더 나은 내일 (Kellogg’s Better Days)'를 발표하고, 식량 안보와 기후, 복지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켈로그는 17개국에 제조 공장을 두고 있으며 세계 180여 개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