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체험기] 처음 본 사람 합평까지 해본 온라인 에세이 클래스
[솔직체험기] 처음 본 사람 합평까지 해본 온라인 에세이 클래스
  • 전소현
  • 승인 2020.10.3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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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의 2019년 연간 도서판매 분석을 보면 베스트셀러 1~3위가 모두 에세이였다. 2017년 1위 '언어의 온도', 2018년 1위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등 지난 베스트셀러 또한 에세이 장르였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며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에세이의 매력이다. 본업 작가가 아니더라도 브런치, 독립출판 등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이러한 사회 흐름과 글을 잘 쓰고 자 하는 욕구에 도움 주기 위해 서울특별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가 10월 21일 수요일 청년 작가를 초빙해 나나나 에세이 클래스를 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온라인 강의력 만렙 앵콜 작가의 클래스

나나나 클래스는 자신만의 경험과 이야기를 가진 청년들이 강사가 돼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네트워킹 클래스다. 10월 클래스는 8월과 9월에 이어 앵콜 클래스로 구성됐다. 현재 에세이스트이면서 동화작가로 등단하고, 대학내일 에디터 경험이 있는 현요아 작가가 심도 있는 강연을 선보였다. 에세이란 무엇인가?부터 에세이를 쓸 때 유의해야 할 점들, 즉흥 글쓰기와 온라인 합평까지 꽉 찬 온라인 클래스를 진행했다.

이번 클래스는 에세이를 써 본 경험이 있는 신청자들로 사전에 선정해 실습을 포함한 심화과정으로 진행했다. 단순히 개인의 감정에만 빠져 읽는 사람을 신경 안 쓰는 일기는 에세이가 아니라는 에세이의 본질에 대해 강조했다. 3년간 일기를 쓰고, 한 편의 에세이를 쓸 땐 1주일간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묵힌 후 글을 써 내려 간다는 작가 개인의 노력과 경험담으로 강연의 내용은 풍성해졌다.

(사진= 무중력지대 10월 나나나클래스 포스터)
(사진= 무중력지대 10월 나나나클래스 포스터)

작가 온라인 클래스 환경을 이용해 수강자들의 적극 참여를 이끌었다. 마이크와 영상 화면을 모두 켜달라고 하며 인사로 강의를 시작하고, 일방향적으로 정보만 전달되는 강의가 아닌 쌍방향 소통을 주도했다. 이론 설명이 끝난 후에는 30분간 즉흥적으로 제시된 글감에 각자 에세이 한 편을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작가 피드백을 듣고 싶은 수강생 3명이 나서 즉석 과제 낭독을 하고, 다른 인원이 소감을 말하는 합평으로 이어졌다. 오늘 처음 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글을 읽고 의견까지 전달하는 온라인 합평시간은 낯설면서도 강의에 새로움을 더했다.

많은 강연 프로그램이 랜선 강의로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영상으로 만나는 구성은 자칫 유튜브 재생과 다를 바 없기도 하다. 관람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주최자와의 시너지가 발생하는 대면 행사만의 강점이 없어진 것이다. 

무중력지대는 이런 한계를 강연자와 함께 극복했다. 먼저 에세이라는 강의 주제에 관여도가 높은 신청자들을 선별하고, 즉석 과제를 제시해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서 참여토록 했다. 참여자들의 얼굴이 보이는 화면이 나오는 것을 의무로 했고, 음소거 해제하는 시간을 구성해 참여자끼리 서로의 글을 읽고 말하며 의견을 전달하는 등 랜선 강의만의 환경을 적극 활용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많은 온라인 행사들이 주제와 긴밀히 연결된 요소들을 추가해 참여자들이 영상을 보고 듣는 것에 그치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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