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중장년 남성 1인가구, 여성 보다 사회적 관계망 취약...고립 문제 높아
[뉴스줌인] 중장년 남성 1인가구, 여성 보다 사회적 관계망 취약...고립 문제 높아
  • 정단비
  • 승인 2022.03.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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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중장년 남성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지원 방안' 내용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40~50대 남성의 증가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중장년 1인가구는 이혼, 별거, 사별, 기러기 아빠 등 비자발적인 원인에 의한 경우가 많으며 1인가구 탈피 가능성 역시 낮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중장년 남성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지원 방안'에 따르면 1인가구는 독거노인, 고독사의 주된 요인이 될 수 있기에 중장년 남성 1인가구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는 의견이다. 각종 복지혜택의 사각지대에 처해있는 중장년 1인가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이 마련되고는 있으나 아직은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중장년 1인가구 중에서도 여성에 비해 남성의 경우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영역이 넓어 사회적 관계망이 높다고 할 수 있지만, 도움을 요청하고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은 여성에 비해 취약하다

의지할 수 있는 친척이나 친구가 없고 기부와 자신 등 관대함이 적고 아직도 부정부패가 적지 않다고 인식하는 등 사회적 지지와 연대감, 공적 신뢰의 부족이 한국인의 행복지수를 크게 낮추고 있다.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망 부족은 '고독사' 또는 '자살' 등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형태의 문제로 악화될 수 있다. 우울은 인간이 갖는 다양한 감정의 일부이지만 노인의 경우 단일 요인으로 자살을 이끄는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혼자 살아온 기간이 길거나 배우자가 없는 경우 자녀와의 접촉 횟수가 적을 수록 수입이 적을 수록 죽음에 대한 불안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의하면 2000년 이후 1인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특히 남성, 그중에서도 45세 이상 남성 1인가구는 연령이 올라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홀로사는 남성 1인가구의 특성

'1인가구'란 혼자서 취침, 취사 등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생활단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1인가구 유형은 결혼 여부 및 배우자의 유무에서 비롯한 자발적-비자발적 독신 또는 영구적-잠정적 독신으로 구분 짓던 형태에서 벗어나 이혼, 별거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는 자발적인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 1인가구의 증가추세는 더 이상 1인가구가 예외적이거나 병리적인 가구형태가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보편적인 가구형태인 동시에 다른 가구와 구별된 가구형태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1인가구 형성 및 증가는 연령대의 변화에 따라 또 가족을 기준으로 한 생활 단위의 변화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연령대에 따른 형성원인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청년은 비혼·만혼, 중장년은 이혼 및 기러기 가족, 노년은 사별 등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1인가구가 형성된다.

또한 가족을 기준으로 1인가구 형성 원인을 살펴보면 청년 1인가구는 가족관계가 미형성됨으로써 발생하고 혼자 사는 중장년 남성은 가족해체에 따라 노년 1인가구는 가족구성원의 탈락으로 인해 형성된다.

중장년의 1인가구는 2000년대 이후 이혼율의 증가와 자녀 교육문제 등으로 인한 기러기 아빠의 등장, 중장년 미혼 인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그 증가세가 높아졌다.

혼인상태별 중장년 1인가구의 특성을 살펴보면, 우선 기혼이면서 가족과 분거하는 경우는 주로 자녀에 대한 교육열에서 비롯되는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 오늘날 중장년층은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지만 자녀의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 역시 높은 편으로, 한국의 교육 자원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가족과 별거하는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녀 양육기에 남편은 홀로 근무지에서 지내는 경향이 증가하게 됐고, 1900년대 후반 이후, 조기유학 열풍으로 나타난 속칭 ‘기러기아빠’는 기혼 1인가구가 증가했다. 

또한 청년세대의 만혼화가 지속되면서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결혼을 하지 않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이들을 골드족으로 정의하며 이들의 화려한 삶을 조명하지만, 사실상 중장년 1인가구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 외로움보다 해로운 중장년의 사회적 고립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퇴직 평균 연령이 50.1세이고 중장년기 이후에는 신체기능의 감소와 체력 수준의 저하로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의 특징을 보인다.

또한 중장년 1인가구는 식생활 및 일상에 있어 불규칙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소득과 고용의 불안정성, 건강 문제, 열악한 주거 환경 등의 취약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부담은 가중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고독사 위험성이 높은 중장년 1인가구의 경우, 잦은 이직률과 실업률 등 고용상태의 불안정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혼, 건강 악화, 사업실패 등과 같은 정서적 어려움이 누적되어있는 등 다양한 취약점이 혼자 사는 중장년 남성에게 압축적으로 집약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장년 남성 1인가구의 또 다른 문제는 고립이다. 현대사회에서 외로움은 가장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감정 중 하나로, 상호작용이 없는 외롭고 쓸쓸한 상황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협함과 동시에 부정적 사고와 정신 병리를 일으킬 수 있다. 외로움은 사회적 관계망이 약화되었음을 경고하는 것으로, 이는 또한 고독사로 이어져 사회문제를 야기하기도 하다.

서울시에서 2020년 8월 코로나19로 달라진 시민일상을 조사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립감을 느꼈는가?’라는 질문에 ‘고립감을 느낀다’ 고 대답한 응답자가 총 조사대상의 30%였다.
 

◇ 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프로그램

1. 나비남(나·非·男) 프로젝트

양천구에서 진행한 ‘나는 혼자가 아니다’란 의미를 담은 ‘나비남(나·非·男)’은 양천구가 2017년부터 만 50~64세 1인가구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사업 이름으로 중장년 1인가구 중 건강이 좋지 않거나 사회와의 소통을 끊고 지내는 사람들이 재기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나비남 프로젝트는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전수조사를 통해 발굴된 50대 1인가구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특히 조사를 거부한 혼자 사는 50대 남성들에게 복지, 일자리, 주거 등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간다.

이후 멘토단을 구성해 2단계 '관계맺기'를 진행함. 멘토단이 친구이자 이웃, 또는 조언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이를 통해 50대 1인가구의 욕구를 심층적으로 분석함. 양천구는 3단계로 50대 1인가구 복합 전용 공간 '양천구50스타트센터' 설립을 통해 지원하는 한편, 민관 기관으로 구성된 양천 50대 1인가구 지원협의체 32개를 통해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기도 한다. 


2. 송파구 함밥go

송파구 ‘함밥go’는 ‘함께 밥먹는 고시원’의 줄임말로 고시원에서 홀로 외롭게 거주 중인 저소득 중장년층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요리법을 알려주고 함께 밥을 먹는 프로그램이다.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지역사회 내 고시원에 거주하는 관계 단절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내 긍정적 사회관계 형성과 고립주거 거주자의 요리역량 강화 및 관계 형성을 위하여 월 1회 요리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주민 참여자(활동가) 모임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3. 마포구 '우리동네 따뜻한 고(考)시원' 사업

마포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리 동네 따뜻한 考(고)시원' 사업은 지역 내 고시원과 긴밀히 협력해 숨어있는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여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리 동네 따스한 고시원 사업은 고시원장 또는 고시원 총무가 고시원 입실자 중 사회적으로 고립됐거나 위기에 처한 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다. 


4. 도봉구 '고(孤)-노크' 사업

중장년 1인가구가 가장 취약한 상태가 되기 직전에 머무는 곳, 즉, 삶의 경계선에 있는 공간이 바로 고시원이라는 생각에서 도봉구의 ‘고-노크’사업이 시작됐다. 

중장년 1인 남성 가구들은 조기 발굴해 관리하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개선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사업의 목표는 조기에 위기 1인가구를 찾아내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있다.


5. 영등포 고봉밥

‘고봉밥’은 영등포본동에서 운영하는 사업으로 ‘고시원 남자들이 봉사하는 밥상’의 줄임말이다. 고시원에 고립된 중장년 남성들이 집 밖으로 나와 지역사회에 봉사하면서 이웃과 함께 세상을 정답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자조모임이며, 영등포구가 고시원에 혼자 사는 중장년 남성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고독사 예방을 위해 ‘고․봉․밥’ 자조모임 사업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