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늘어나는데.."서울=고령친화도시? 아직도 갈 길 멀어"
독거노인 늘어나는데.."서울=고령친화도시? 아직도 갈 길 멀어"
  • 김다솜
  • 승인 2022.07.2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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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

2020년 서울시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65세 이상 노인 중 독거노인의 비율은 33.6%으로 집계됐다. 서울 노인 3명 중 1명 이상은 혼자 살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같은 조사에서 독거노인 비율이 22.4%로 집계됐던 것에서 2년여 만에 11%포인트가량 증가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서울 거주 60세 이상 1인가구는 2020년 기준 35만5000명으로 전년(32만6000명)대비 3만여 명 늘었다. 이처럼 서울 내 독거노인의 숫자와 비율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고령친화도시 정책은 아직도 미진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서울연구원이 내놓은 ‘서울시 고령인구 밀집지역의 사회공간적 특성과 근린환경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서울시 고령인구는 150만명으로, 서울시 인구의 15.6%를 차지한다. 

서울시 고령인구는 도심과 강남지역, 서남권 일부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에 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고령인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은평구 역촌동(7934명) ▲강서구 화곡1동(7924명) ▲은평구 진관동(7587명) ▲강동구 길동(8380명) ▲은평구 불광1동(7178명) 등의 순이었다. 

전체 행정동 중 상위 30개 동에 총 19만8000명의 고령인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이는 서울시 전체 고령인구의 약 13%에 달하는 비율이다. 

서울의 고령인구 밀집지역은 동북·서북권, 노후 저층주거지에 분포돼 있는 경향을 보인다. 고령인구 밀집지역은 지형(경사도)에 따라 ‘구릉지형’과 ‘평지형’으로 구분되는데, 구릉지형은 서대문구 홍제1동, 은평구 녹번동 등 주로 서북권에 분포하고 평지형은 강북구 미아동, 도봉구 방학2동 등 동북권에 연접해 있다. 

고령인구 밀집지역에는 저학력 고령인구와 독거노인이 많이 거주하는 특성을 보인다. 또 평균 대지면적 225㎡로 소규모 필지 위주이며, 단독·다세대·연립주택 비율이 67.7%로 서울시 평균(44.9%)대비 20%포인트 이상 높다.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주택이 20% 이상이며 동별 평균 경사도는 4.3˚로 서울시 평균(3.3˚)에 비해 높은 편이다. 

서울시는 2010년 ‘2020 고령사회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이후 고령친화 정책을 지속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의료·복지서비스 제공 및 개별 시설 공급 등에 중점을 두고 추진돼 왔다. 보고서는 기존에 진행돼 온 사업이 일회성이거나 점적인 개별 추진으로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령친화적 관점에서 전반적인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미미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서울시 고령친화도시 실행계획에는 ‘외부 환경 및 시설, 교통수단 편의성, 주거환경 안전성’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으나 실질적인 연계는 미흡했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고령인구 밀집지역의 고령친화도를 진단한 결과 경사지와 계단불량, 휴식공간 부족, 보차혼용에 따른 보행 안전성 문제, 여가·교류시설 등 부족 등의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연구진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걸어서 동네 외출 시 가장 불편한 점은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이 많음 ▲보행로와 차도가 분리돼 있지 않다 ▲쉬어갈 수 있는 벤치·의자·휴게공간이 없다 등의 순으로 꼽혔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는 ‘보차 혼용’에서, 70대는 ‘가파른 경사로와 계단이용’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지역별로 보면 평지형은 ‘노면 불량’, 구릉지형은 ‘경사로나 계단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비중이 각각 높았다. 

보고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는 커뮤니티 단위에서 고령자가 살기편한 근린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특성을 고려한 고령친화도 진단체계 마련과 고령친화 근린환경 조성을 위한 사업모델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