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줌인] 은행들의 초개인화 뱅킹, 어디까지 왔나?
[트렌드 줌인] 은행들의 초개인화 뱅킹, 어디까지 왔나?
  • 정단비
  • 승인 2022.04.2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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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개인화 뱅킹(hyper-personalized banking)은 인공지능, 마이데이터 등의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금융생활 전반을 세밀하게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지금까지 디지털 뱅킹은 신속하고 편리한 금융거래를 지원하는데 주력해왔으나 개인의 금융행동 패턴을 분석·예측하는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고객의 경제 생활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초개인화 뱅킹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인공지능이 고객 데이터를 분석(knowing)하는 단계에서 금융행동을 예측(predicting)하는 방향으로 발전함에 따라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다음으로 취할 수 있는 최적의 금융선택(Next Best Action)을 제시까지 하는 것이다.

금융행동 예측 모델을 실제 금융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 초기단계에 있으나 2030년경에는 예측기술이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일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행업계에서는 초개인화는 ▲수익극대화 ▲비용절감 ▲브랜드차별화 측면에서 장점으로 보고 있다. 초개인화 뱅킹에 따른 은행의 수익 확대 효과는 약 5~15%,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는 약 10~30%으로 전망된다.

수익 극대화면에서는 전통적인 CRM 등 기존 기술력으로 불가능했던 고객의 잠재적인 금융니즈까지도 파악해 수익화 가능하다.

초개인화 서비스로 자신의 경제활동과 금융상황에 대해 보다 높은 이해도를 지니게된 금융소비자는 더욱 적극적으로 은행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비용절감면에서는 모바일 앱에서 실시간으로 상품과 서비스 추천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은행의 마케팅·채널운용 비용이 감소된다.

■ABN Amro: 고객이 이용하고 있는 다양한 구독서비스에 대한 정리와 해지서비스, 가족이 사망할 경우 해당 가족의 금융정보를 대신 취합하는 등 니치(niche) 전략을 활용한다.

ABN Amro는 소비, 지출, 자산, 부채 등 개인의 금융활동을 항목별로 정리해주는 일반적인 초개인화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개인이 놓치고 있는 카드 포인트 혜택, 생활 패턴에 적합한 금융상품 추천 등 세밀한 부분까지 포괄한다.

그 중 고객이 매월 결제하는 구독서비스(Netflix, Youtube 등) 내용과 결제금액(분기별, 월별 평균, 예정 결제 등을 구분)을 정리해 표시해주고 불필요한 서비스는 은행 앱에서 바로 해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은 핵심적인 차별화된 요소이다.

2021년에는 사망한 가족의 금융정보(가입 금융상품, 정기 서비스, 최근 결제 내용 등)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데스테크(death tech) 서비스를 출시한다.

■Wells Fargo: 맞춤형 대출상품 추천, DTI 계산기, 월별 신용등급 개선표 등을 통해 초개인화된 부채관리 서비스에 집중한다.

다수의 은행들은 단일 플랫폼에서 금융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Wells Fargo는 디지털 플랫폼 Smart Credit Center를 통해 부채관리에만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활용한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수집한 고객의 모든 대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출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한다.

금리인하, 조기상환, 기간 연장, 상품 갈아타기(대환대출) 등 고객이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방안을 제안한다.

DTI 산출 방법과 결과를 자세히 보여주는 모바일 계산기도 운영한다. 더불어 현재 시점에서의 부채관리 외에도 미래 발생할 수 있는 부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신용등급도 관리한다.

■Bank of Ireland: 'Netflix on Banking'을 목표로 설정하고, Netflix의 특징인 '구독'과 '추천'을 은행 서비스에 적용해 실시간으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한다.

은행 서비스별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구독’ 형태로 전환하여 일정한 월별 수수료를 부과하고, 고객은 등급에 따라 통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추천’ 부분은 금융생활 리포팅, 맞춤형 상품 추천 등 Netflix처럼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여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익률, 리스크 등을 기준으로 상품을 단순히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Netflix에서 인공지능이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것처럼 신규로 가입하면 좋은 상품, 지금보다 혜택이 좋은 상품 등을 고객니즈에 맞게 구분하여 제시한다.

한편 국내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2022년부터 본격화되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은 다양한 초개인화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4대 은행들은 자산, 소비, 지출 등의 금융활동을 항목별로 정리해주고, 고객이 설정한 목표(자동차 구입, 여행 등) 달성을 위한 투자계획을 제시하는 형태로 초개인화 뱅킹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업계 최초로 개인이 사용하고 있는 구독서비스(바디프랜드, 블라이스(웹소설), 에치와이(한국야쿠르트), 빨간펜 등)를 한번에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유통, 통신 등의 협력사 앱에서도 우리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화이트 라벨링 서비스 제공한다.

또 하나은행은 소비진단, 자산관리, 핫플레이스 추천 등이 서비스가 탑재된 그룹 공통의 마이데이터 플랫폼 '하나 합'을 운영하고 있으며 결제데이터를 기반으로 핫플레이스를 안내해주는 서비스 ‘내 주변 핫플’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 ‘머니버스(MoneyVerse)’를 통해 개인의 금융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절세방법, 소비분석, 가입 보험상품 분석, 신용관리 등 고객의 금융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안하는 방식을 택했다.

여행, 주택마련 등 개인이 설정한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방안을 추천하기도 한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개편한 모바일 플랫폼 ‘뉴 스타뱅킹’을 중심으로 자산·지출 내역 분석, 목표달성을 위한 투자계획 등 자산관리에 초점을 둔 초개인화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산과 지출 내역을 분석해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목표를 먼저 제안하고, 실제 저축·투자와 연계한 맞춤형 목표관리 방안을 제안하는 형태다. 추가로 부동산 가격, 개인의 자산 정보 등을 활용해 주택과 자동차 구입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목표 달성방안을 제시한다.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