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줌인] 클럽하우스 시대는 갔지만 음성 SNS의 가능성은 계속된다? 
[트렌드 줌인] 클럽하우스 시대는 갔지만 음성 SNS의 가능성은 계속된다? 
  • 김다솜
  • 승인 2022.07.0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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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

지난 2020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앱이 있다. 오디오 채팅앱 ‘클럽하우스’다. 화상회의 앱으로 멀리서도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시대에 오디오 채팅앱이라니, 그 등장엔 다소 의아함이 따라 붙었지만 이는 곧 열광으로 바뀌었다. 

전 세계의 유명인과 정치인이 클럽하우스에서 자신의 의견을 펼쳤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클럽하우스에 등장하면서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국내에서도 최태원 SK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이 연사로 나서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앱 특성상 ‘인싸앱’이라는 별명마저 붙었다. 중고거래 앱에서는 클럽하우스 초대장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도 했다. 전성기 클럽하우스의 전 세계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서며 4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의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안드로이드 앱 출시와 초대장 시스템 삭제 등 종전보다 개방성이 높아졌음에도 지난해 초부터 사용자 수는 꾸준히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6월 초 클럽하우스 정리해고 단행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전략 변화로 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으나, 이용률 감소에 따른 충격 완화 조치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클럽하우스 월간 iOS 다운로드 수는 작년 2월 960만회로 정점을 찍은 이후 5월 71만9000회로 급감했다. 

클럽하우스의 몰락을 두고 음성 기반 SNS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진단이 뒤따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음성채팅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디스코드(Discord)’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400만명 내외로 집계된다. 전 세계 MAU는 약 1억5000만명에 이른다. 

2015년 게이머 전용 SNS로 출발한 디스코드는 당초 게이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 사용층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Z세대를 중심으로 사용자층이 다변화되고 있는 중이다. 팀플, 과제, 밤샘 공부 등 다양한 목적의 랜선모임이 디스코드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디스코드는 실시간 음성 대화가 가능한 데다 단체 대화방에서도 특정인과 따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피로감을 주는 광고 하나 없이 고음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인기를 높이는 데 한 몫했다. 

기존 서비스에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기능을 도입한 사례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카카오는 당초 한국형 클럽하우스로 내놨던 소셜 오디오 플랫폼 ‘음(mm)’ 서비스를 지난 4월 종료했다. 베타테스트 10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후 카카오는 해당 서비스를 ‘보이스룸(Voice Room)’으로 명칭을 바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녹였다. 채팅방의 방장 혹은 부방장이 보이스룸을 개설하면 최대 1500명까지 참여가 가능하며, 진행자와 발언자는 최대 10명까지다. 

트위터는 실시간 음성 소통이 가능한 ‘트위터 스페이스(Twitter Spaces)’를 내놨다. 디스코드 역시 지난해 4월 ‘스테이지 채널스(Stage Channels)’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의 ‘오디오 라이브룸(Audio Liveroom)’ 역시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