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 인테리어 맥시멀리즘, 미니멀리즘도 아닌 ‘클러터코어’
자취방 인테리어 맥시멀리즘, 미니멀리즘도 아닌 ‘클러터코어’
  • 이수현
  • 승인 2022.12.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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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트렌드는 오랫동안 ‘미니멀리즘’ 키워드가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정반대의 ‘클리터코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틱톡에서는 #cluttercore라는 주제로 업로드된 여러 영상 중 인기 영상의 조회수는 200만이 넘는다. 인스타그램에서도 동일 해시태그를 달고 업로드된 게시물이 3만여 개를 훌쩍 넘는다.

ⓒ12월21일 기준 인스타그램 cluttercore 해시태그
ⓒ12월21일 기준 틱톡 cluttercore 인기동영상 

 

클러터코어(cluttercore)란 영어 클러터(clutter 잡동사니)와 코어(core 핵심)를 조합한 단어로, ‘공간을 잡동사니로 어수선하게 꾸미는 스타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 아무렇게나 쌓아 올린 책과 잡지, 화려한 패턴의 벽지나 패브릭 등 언뜻 보기에는 무질서하게 널브러진 듯해 보이지만 사실 이 인테리어의 핵심은 자신의 공간을 ‘취향’대로 채운다는 것이다. 그저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데 집중하는 맥시멀리즘과는 다른 개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의 정리수납 전문가 곤도 마리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문장은 모든 인테리어의 바이블처럼 사용되어 왔다. 비움의 미학을 강조하며, 과소비와 물건 소유의 집착을 버리는 ‘간결함’이 인테리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러한 미니멀리즘의 장기집권이 끝나고 클러터코어로 트렌트가 변화한 계기에는 코로나19를 빼놓을 수 없다. 강제적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미니멀리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것이다. 비우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코로나19라는 외부의 위기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가장 개인적인 공간이자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한 집에서 해소하려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시각적 영역뿐 아니라 좋아하는 향기나 패턴, 촉감의 아이템으로 공간을 장식하기도 한다. ‘과몰입러’가 속출하는 지금, 집은 타인의 방해 없이 자신의 취향을 오롯이 드러낼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했고, 그 안에 ‘클리터코어’라는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오늘의집 집들이 콘텐츠 피드

국내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에도 클러터코어의 흐름에 동참한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5평 내외의 작은 공간 원룸에서도, 전∙월세 집에서도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물건의 소유’에 의미를 두는 맥시멀리즘과 달리 자신의 취향을 수집하고 배열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는 클리터코어 인테리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