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내 집 마련하려면 월급 한 푼 안 쓰고 모아도 14년 걸린다
서울서 내 집 마련하려면 월급 한 푼 안 쓰고 모아도 14년 걸린다
  • 오정희
  • 승인 2022.12.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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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내집 마련하려면 14년 걸린다
국토부, 2021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려면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14년을 모아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1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부가 매년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하는 주거실태조사는 국민 주거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파악하고 주택정책 수립 등에 참고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표본조사다. 이번 조사 대상은 전국 5만1000가구다.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자가’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 가구 중 60.6%로 2020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수도권(54.7%)은 전년 대비 상승했으며 광역시(62.0%) 등과 도지역(69.0%)은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자가’에서 거주하고 있는 가구는 전체의 57.3%로 2020년 57.9%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 역시 지역별로 수도권(51.3%)은 전년 대비 상승했으며 광역시(58.6%) 등과 도지역(65.9%)은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점유형태별로는 자가 가구는 감소하고 임차 가구는 증가했다. 자가 가구는 2020년 57.9%에서 지난해 57.3%로 소폭 줄었다. 임차 가구는 같은 기간 38.2%에서 39%로 늘었다. 지난해 무상은 3.7%로 집계됐다.

국토부는 점유형태와 관련해 가중치 변수 중 하나로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활용하고 있으나, 인구주택총조사상 점유형태가 5년 단위로 생산돼 매년 정확한 추정치를 얻기 어려운 만큼 이번 조사부터 자가·임차·무상 비율로 공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국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 Price Income Ratio)’는 6.7배로 전년 5.5배 대비 상승했다. 현재 기준, 집을 사려면 연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6.7년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수도권 PIR은 10.1배로, 전년 8.0배에 비해 늘었다. 2016년 6.7배, 2017년 6.7배, 2018년 6.9배, 2019년 6.8배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지역별 PIR은 광역시가 7.1배, 도지역이 4.2배다. 각각 전년 대비 6.0배, 3.9배 늘며 모든 지역에서 PIR이 상승했다.

지난해 전·월세 등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 Rent Income Ratio)은 전국 15.7%로 전년(16.6%)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2020년 18.6%에서 지난해 17.8%로, 같은 기간 광역시는 15.1%에서 14.4%로, 도지역은 12.7%에서 12.6%로 모든 지역에서 RIR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구주 나이가 만 19~34세인 청년 자가가구의 전국 PIR는 6.4배로 전년(5.5배) 대비 상승했다. RIR은 같은 기간 동일한 16.8%다.

지난해 혼인한 지 7년 이하 신혼부부 자가 가구의 전국 PIR은 6.9배로 전년(5.6배) 대비 상승했다. 임차 가구의 전국 RIR도 18.9%로 전년(18.4%) 대비 소폭 올랐다.

같은 기간 가구주 나이가 만 65세 이상인 고령 자가가구의 전국 PIR은 9.5배로 전년(9.7배)과 유사했다. 임차가구의 전국 RIR은 29.4%로 전년(29.9%) 대비 소폭 감소했다.

월평균 소득이 일반가구보다 적은 고령가구는 PIR이 높게 나타나지만, 대출금 상환이 끝났거나 자가여서 임대료를 내지 않는 비율(43.9%)이 높아 임대료 및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비율(42.8%)은 일반가구 대비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해 생애최초 주택 마련에 드는 시간은 7.7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생애최초 주택 마련 소요 연수는 2016년 6.7년, 2017년 6.8년, 2018년 7.1년 등 증가하다가 2019년 6.9년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주택보유의식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88.9%가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20년(87.7%)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가구 특성에 따라서는 청년가구의 주택보유의식이 78.5%에서 81.4%로 1년 새 가장 크게 늘었다. 반면 청년가구의 자가보유율은 일반가구(57.3%)보다 낮은 13.8%로 조사돼 내 집 마련 지원 필요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주거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41.3%였으며 필요한 주거지원 프로그램으로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36.0%)’, ‘전세자금 대출지원(23.9%)’,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0.9%)’, ‘월세보조금 지원(9.8%)’ 등을 꼽았다.

점유형태별로는 자가가구의 경우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58.6%)’, 전세가구는 ‘전세자금 대출지원(36.8%)’, 월세가구(보증금 없는 월세)는 ‘월세보조금 지원(43.5%)’을 가장 필요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