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공유, 한집 사는 사람끼리”..1인가구 증가에 역행하는 넷플릭스? 
“계정공유, 한집 사는 사람끼리”..1인가구 증가에 역행하는 넷플릭스? 
  • 김다솜
  • 승인 2023.02.09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조만간 국내에서도 가구 외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1인가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 역행하는 정책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넷플릭스는 자사 홈페이지 고객센터를 통해 “넷플릭스 계정은 한 가구 내에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안내했다. 한 가구 내에 함께 살지 않는 사람은 계정 공유가 아닌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계정에 로그인한 IP주소와 디바이스 ID 및 계정활동 등의 정보를 이용해 동일 가구 접속자인지를 확인하고, 같은 가구가 아니라고 판단될 시 별도의 인증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안내했다. 계정 소유자에게 이메일 주소나 전화번호로 4자리 인증코드가 포함된 링크를 발송하고 15분 내 인증요청 메시지가 표시된 기기에 해당 코드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국내 시장에서 계정 공유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넷플릭스가 주주서한에서 ‘올해 1분기 후반부터 계정 공유 수수료를 광범위하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늦어도 올해 상반기 중에는 계정 공유 단속 및 수수료 부과 방침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이용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넷플릭스 이용자 10명 중 6명은 계정을 공유해 사용하고 있었고, 요금 전액을 혼자 부담한다는 비율은 41%에 그쳤다. 

이는 넷플릭스가 마련한 요금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동시접속 1인까지 가능한 베이식 멤버십의 경우 최대 화질이 HD, 2인까지 가능한 스탠다드 멤버십은 풀 HD를 지원한다. 프리미엄 멤버십이 최대 UHD까지 지원하는 것과 대조되는 점이다. 베이식 멤버십 구독료는 월 9500원, 프리미엄은 월 1만7000원이다.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3.4%에 달한다. 3가구 중 1가구는 혼자 사는 셈이다. 이 비율은 넷플릭스 구독률이 높은 청년층으로 오면 더욱 커지는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청년 1인가구 비율은 61.9%다. 

넷플릭스의 정책대로라면 청년층 절반 이상은 고화질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월 1만7000원의 구독료를 홀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넷플릭스는 앞서 작년 3월부터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 남미 일부 국가에 계정 공유 요금제를 시범도입, 인증 방식 등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사용 중임에도 접속이 차단되는 등의 불편함이 초래돼 해당 국가들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칠레의 한 넷플릭스 이용자는 가입자 인증절차를 거쳐야만 접속이 되는 경우가 잦아졌고 접속이 막히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토로했다. 넷플릭스의 안내대로 인증을 시도했음에도 접속이 되지 않아 넷플릭스를 탈퇴한 이용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단속과 함께 가구 외 계정 공유 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가구 외 공유는 최대 2명까지 가능하며 인당 2~3달러의 수수료가 매겨진다. 국내 시장에 이 정책이 그대로 부과된다면 수수료를 3000원으로 가정해 3명이서 2만3000원을 나눠 내게 된다. 

예상되는 불편은 요금에서 그치지 않는다. 여행이나 출장 등 최초 인증 주소지에서 벗어나 이용할 때마다 권한 인증 요청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비교적 이사가 잦고, 본가 방문 등의 이유로 이동이 빈번히 일어나는 1인가구에게 특히 불편함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