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논쟁으로 번지는 ‘망 이용료’..넷플릭스 입장은? 
글로벌 논쟁으로 번지는 ‘망 이용료’..넷플릭스 입장은? 
  • 김다솜
  • 승인 2023.03.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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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료를 둘러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국내 갈등이 수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논쟁의 불씨가 유럽으로 옮겨붙은 모습이다. 유럽연합(EU)이 ‘망 사용료 의무화’ 법제화를 추진하면서다. 지난주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3’ 에서는 EU 집행위원회(EC)와 인터넷사업자(ISP), 넷플릭스 등의 여론전이 펼쳐졌다. 

해외 OTT 업체를 대표하는 넷플릭스 (출처:넷플릭스(Netflix))
ⓒNetflix

‘기가비트 연결법’ 추진 EU,
예상외의 중립적 태도 보여 

지난달 27일(현지시간) EU 티에리 브르통 내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MWC23 ‘열린 미래를 위한 비전’ 세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막대한 (망) 투자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자금 조달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망 이용 대가를 둘러싼 논쟁이 통신사와 빅테크 사이의 공정 분담을 둘러싼 분쟁으로 묘사되고 있다”며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ISP와 트래픽을 일으키는 CP 사이에 이분법적 선택으로 볼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사실상 ISP와 CP 둘 중 누구의 편도 들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EC는 최근 넷플릭스,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망 투자 비용 분담을 골자로 하는 가칭 ‘기가비트 연결법’(Gigabit Connectivity Act) 발의를 위해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30년까지 5세대 이동통신(5G) 수준의 유럽 통신 인프라 투자 자금을 통신사업자는 물론 구글 등 빅테크도 분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는다. 

이에 따라 MWC에서 망 이용료를 둘러싸고 고수위의 격전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브르통 위원의 기조연설은 중립에 가까웠다. 

 

ISP “통신사-빅테크 협력 필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빅테크의 인프라 투자 제도화를 주장했다. GSMA 이사회 의장 호세 마리아 알바레즈-팔레테 텔레포니카 CEO는 “지금은 통신사와 빅테크가 협력해야 할 시점”이라며 “(빅테크의 망 투자에 대한) 공정한 기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의 크리스텔 하이드만 CEO는 “현재 상황은 통신사에게 지속불가능하고 통신사는 현재 트래픽 수요를 맞추는 데 필요한 과도한 지출을 홀로 부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유럽 통신사업자는 공동협력에 나섰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MWC23 현장에서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와 CP의 망 이용료 분담을 골자로 하는 ‘한국-유럽 통신협회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단체는 ▲한·유럽 통신서비스시장 정보 교류를 위한 회의 개최 ▲자국의 국제 콘퍼런스 및 전시 참여 안내 및 상호협력 ▲한·유럽 간 공동협력 방안 모색 등 양측의 교류와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할 방침이다. KTOA는 이번 MOU를 계기로 망이용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비용 분담 등에 대한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플릭스 “CP의 망이용료 지불, 이중청구나 마찬가지”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CEO는 지난달 28일 MWC23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미래’ 섹션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성공적인 창작 산업과 성공적인 인터넷 생태계 사이에는 명징하고도 직접적인 상생 관계가 존재한다”며 “소비자는 훌륭한 영화, TV, 게임을 원하고 있으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면 고품질의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0년 동안의 인터넷 트래픽 증가는 선도적인 위치의 통신사들이 최근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 모두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엄청난 기회를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ISP 파트너들은 CP들에 세금을 부과해 자사 네트워크 인프라를 위한 보조금을 마련하자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지만 이는 거대 통신사와 CP 사이에서 양자택일할 문제가 아니”라며 “이같은 비용으로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창작 커뮤니티를 해져 고가의 통신사 요금제가 가진 매력을 반감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브로드밴드 소비자에 더해 CP 또한 비용을 지불하라는 것은 ISP가 동일한 인프라에 대해 비용을 두 번 청구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유럽소비자단체연합 BEUC가 지적한 것과 같이 이같은 ISP의 행동이 소비자들을 위한 더 낮은 가격, 더 좋은 인프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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