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 맛보기] "대충 만든 이모티콘으로 돈 벌 수 있다" 이걸누가사 이모티콘 작가
[N잡 맛보기] "대충 만든 이모티콘으로 돈 벌 수 있다" 이걸누가사 이모티콘 작가
  • 오정희
  • 승인 2023.02.14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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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작가'에 도전! 예정 중인 초보 작가 분들을 위한 인터뷰

본업 외 추가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N잡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른 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쉬워(?) 보이는 이모티콘 작가에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막상 ‘이모티콘 작가가 될거야!’하고 호기롭게 외친 다음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어떤 콘셉으로 무엇을 그려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들 하실 겁니다.  

대충 만든 이모티콘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요즘 소통의 필수 요소 중 하나인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등에서 친구들과 대화할 때 사용했던 이모티콘을 떠올려 보세요. 주로 귀여운 이미지가 생각나실 거에요.

맞아요. 실제 이모티콘 시장의 대다수는 토끼, 곰 등으로 만들어진 귀여운 캐릭터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작가 이걸누가사는 ‘대충 만든 이모티콘’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이모티콘 작가 데뷔 후 먹고 살 만큼 돈을 벌 수 있는지 ▲이모티콘 작가 도전 이후 많이 좌절하는 구간 ▲대충 만든 이모티콘의 범위 ▲이모티콘 트렌드 ▲이모티콘 소재는 어디서 찾는지 ▲어떤 도구로 그림을 그리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Q. 2017년부터 꾸준히 이모티콘을 제작해 오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명 이걸누가사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처음 이모티콘 제작을 시작하였고 지금까지 40여개의 이모티콘을 출시했습니다.

이걸누가사 작가님의 카카오 이모티콘 캐릭터들

 


Q. 이모티콘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 대다수가 암묵적인 공식처럼 귀여움에 치중되어 있는데요. 작가님 캐릭터는 다른 느낌입니다. 작가님이 그동안 함께해온 이모티콘 캐릭터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모티콘 사용층이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대다수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형태의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다만 저는 원래 귀여운 캐릭터에는 관심이 없었고 또한 그렇게 그려낼 재주도 없어서 제가 좋아하는 감성의 이모티콘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주로 엽기적이고 강한 성격의 캐릭터를 만들어왔는데요. 그러다보니 대중성과는 거리가 조금 있는 개성 있는 이모티콘이 많이 탄생하였습니다.

물론 너무 독특한 캐릭터로 표현되면 사용층이 지나치게 축소되기 때문에 대중성과 개성 사이의 적절한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Q. 요즘 많은 작가님들이 그러하듯 이모티콘 강의를 진행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굉장히 파격(?)적인데요. 진짜 대충 만든 이모티콘으로 돈을 벌 수 있나요? 작가님이 대충만든 이라고 하셨다고 진짜 대충(?) 만들면 안될 것 같은데, 대충 만든 이모티콘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잘 그릴 필요가 없기’때문에 그림 테크닉보다 기획의 비중이 굉장히 큽니다.

그림을 예쁘게 잘 그려야 이모티콘도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았는데요. 사실은 그 반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돈되고 깔끔한 선으로 이루어진 캐릭터는 완성도 있는 느낌을 주지만 형태가 마치 틀에서 찍어낸 듯하여 매력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힘을 빼고 낙서하듯 대충 그림으로써 캐릭터에 개성을 불어 넣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너무 무성의하게 그리면 그것 또한 문제인데요.

여러 시행착오 끝에 어느 정도 적절히 대충(?) 그려야 사용자들이 매력을 느끼는지 감을 잡게 되어서 이런 것들을 클래스101 강의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 트렌드, 타겟층, 표현법 등 경험을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이론적인 부분도 강의 내용에 많이 담겨 있습니다.

지구를 배경으로 함께 모여있는 이걸누가사 작가님의 카카오 이모티콘 캐릭터들

 


Q. 솔직히 최근 이모티콘 작가를 하려는 분들 중 상당수가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선배 작가님으로서 보시기에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이모티콘만으로 먹고 살만 한가요? 그렇게 되려면 어느정도 일해야하나요? 소소하게 투잡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세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 때문에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이모티콘을 시작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업의 개념으로 시작해서 본업 수준의 수익을 반 년 이상 유지가 가능할 때 직업 전환을 고려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많이들 좌절하시는 구간은 상품 승인과 출시 이후인데요. 상품 출시 자체는 쉬운 관문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출시 이후 만족할 만한 수익 창출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첫 상품이 잘 된다고 하더라도 이후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고요.

이모티콘 작업은 정해진 마감 기한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작업량을 조절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모티콘으로 수익 창출을 이루었더라도 본업이 있다면 안전하게 겸업 형식으로 이어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입니다.

 


Q. 많은분들이 이모티콘도 트렌드가 있다고 하는데요. 작가님은 그 기준과 다소 다른 활동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이모티콘에 대한 방향성이나 영감을 어디서 받으(참고하)시나요?


시장의 트렌드는 인지하고 있지만 변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트렌드를 쫓지는 않고 있습니다. 팬층이 쌓여야 꾸준한 수익이 나고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의존하는 수명이 짧은 이모티콘이 아닌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나만의 개성이 있는 이모티콘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주로 유튜브나 짤방, 친구들과의 대화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데요.

아무리 유행하고 대중에게 인기가 많은 감성이라고 하더라도 제가 아무런 느낌을 못 받으면 참고하지 않습니다.

저한테 확 꽂히는 감성의 것들로 작업을 꽉 채웠을 때 비슷한 취향의 사용자들이 그것을 완전히 공감해주고 두터운 팬층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이걸누가사 작가님의 카카오 이모티콘 캐릭터가 인사를 하고 있다.
이걸누가사 작가님의 카카오 이모티콘 캐릭터가 인사를 하고 있다.

 


Q. 도전하는 초보분들이 인터뷰를 많이 보시는 만큼 공통적으로 드리는 질문이 있습니다. 굉장히 기초적이지만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작가님은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 어떤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시는지 알려주세요.


아이패드 프로 11인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프로크리에이트'라는 앱으로 90% 이상의 작업을 하고, PC의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간단한 마무리 작업을 합니다.

이모티콘 작업은 아주 무거운 작업이 아니기때문에 꼭 높은 사양의 최신 태블릿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또한 사용법이 매우 간단해서 태블릿을 이미 가지고 계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해보실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선배로서 초보 작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한창 판매가 부진하고 의욕도 상실했던 시기가 있는데요.

매일같이 순위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어떻게 해야 더 많이 팔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때입니다.

인기와 수익을 내려놓고 내가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 만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모티콘을 그리면서 작업할 때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성적도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창작을 시작하면 당장의 막막함을 해결하는 데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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