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챗GPT 라이벌은 노션?..노션AI 써보니
[트렌드줌인] 챗GPT 라이벌은 노션?..노션AI 써보니
  • 김다솜
  • 승인 2023.02.2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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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션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업무 및 프로젝트 관리 도구 중 하나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도입해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 노션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을 분석하고 관련 정보를 제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의 일정을 입력하면 노션은 해당 일정을 기반으로 회의록을 작성할 수 있다. 

또한 노션은 사용자가 작성한 문서에서 키워드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서를 자동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노션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더욱 효율적인 문서 관리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으로 노션은 더욱 높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노션은 인공지능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사용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의 두 문단은 노션AI에게 ‘노션 AI에 대한 기사를 써달라’고 요청해 얻은 결과물이다. 종결어미를 수정한 것 외에는 노션AI가 작성한 그대로 옮겨 썼다.

ⓒn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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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챗GPT가 연일 화제에 오르는 가운데 노션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노션AI 알파버전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노션AI 알파 버전은 대기자로 등록한 뒤 순번에 따라 사용 권한이 부여됐는데, 필자 역시 오랜 기다림 끝에 노션AI를 사용해볼 수 있었다. 

노션AI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아닌 노션 내 기능으로 제공된다. 노션에서 ‘/’(슬래시)를 입력하면 다양한 명령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 안에 AI 글쓰기 도구가 추가된다고 이해하면 쉽다. 또 노션AI 기능을 부여받은 이들은 블록에서 스페이스 바만 눌러도 AI 도구를 불러올 수 있다. 

노션AI가 학습한 언어모델은 오픈AI의 3세대 모델 GPT-3다. 챗GPT는 한 단계 개선된 GPT-3.5를 기반으로 한다. GPT-3는 약 1750억개의 매개변수(parameter)를 가져 인간이 말하고 쓰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문장을 내놓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써 보니 어땠음?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가볍게 ‘한국 1인가구 전망’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노션AI의 답변이다. 

한국에서는 1인가구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1인가구의 비율은 현재 30%를 넘어섰으며,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추세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대학생, 회사원, 노인 등 다양한 집단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1인가구의 증가 원인으로는 인구 고령화, 도시화, 개인주의 등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1인가구의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1인가구 증가에 따라 수요가 높아지는 제품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품,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에서는 소형·단독형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1인가구의 비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꽤나 그럴싸한 답변이 제시됐다. 챗GPT는 챗봇 형태로 누군가와 대화하는 느낌을 받았다면, 노션AI는 누군가 잘 써놓은 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글 작성이 완료되면 이어쓰기, 늘려쓰기 등의 기능을 통해 결과물에 대한 보완 요청도 가능하다. 

노션AI는 다양한 글쓰기 도구를 제시한다. ‘긱 이코노미’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브레인스토밍, 소셜미디어 게시물, 창의적인 아이디어, 회의안건 등의 글을 각각 작성해 봤다. ‘긱 이코노미는 최근에 주목받는 경제 현상 중 하나’라는 문장이 거의 대부분의 선택지에 동일하게 적용된 걸 제외하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른 흐름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긱 이코노미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작성한 (상단 왼쪽부터) 브레인스토밍, 창의적인 이야기, 소셜미디어 게시글, 회의안건
긱 이코노미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작성한 (상단 왼쪽부터) 브레인스토밍, 창의적인 이야기, 소셜미디어 게시글, 회의안건

또는 기존에 있는 글을 편집해달라는 요청도 가능하다. 지난 챗GPT의 기사에 대한 수정을 요청했더니 종결어미가 바뀐 것 외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결과물이 나오고 ‘이어쓰기’를 선택하자 챗GPT에 대한 정보를 막힘없이 써내려 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글쓰기 도구에 없는 종류의 글 작성을 써달라고 하는 것도 가능하다. ‘1인가구인 점을 어필하며 자기소개서 작성하기’를 요청하자 “혼자 사는 것이 일상이지만 그만큼 책임감과 독립심이 강한 사람”, “혼자 사는 동안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익혔다” 등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한글로 AI 기능을 요청하면 결과물도 한글로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영어로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럴 때는 완료 버튼을 누르고 다시 블록을 선택해 ‘번역’을 선택하면 된다. 번역 기능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을 비롯해 14개국어를 지원한다. 

 

그럴싸한 대답, 믿어도 될까?

그러나 ‘그럴듯한’ 결과물을 낸다고 해서 AI의 답변을 모두 믿는 것은 곤란하다. 최근 챗GPT가 이완용에 대해 ‘대한민국 교육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교육자, 1950년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는 답변을 내놔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지만, 모르는 이가 봤을 땐 꽤나 그럴싸한 답변처럼 들린다.

이같은 문제의 원인은 GPT-n 모델이 방대한 양의 DB(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학습한 패턴에 따라 가장 자연스러운 단어를 골라 가장 자연스러운 문장구조에 따라 출력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질문을 던졌을 때 질문에 관련된 정보를 학습하지 않았더라도 마치 ‘알고 있는 척’ 오답을 정답처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챗GPT에 복잡한 수학문제를 계산해달라고 하면 1초도 안 돼 답을 내놓지만, 그 답을 맞춘 적은 거의 드물다. 

노션AI가 말하는 '1인가구로 잘 사는 법'
노션AI가 말하는 '1인가구로 잘 사는 법'

노션AI 역시 이같은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필자가 ‘노트북으로 만든 요리 소개하기’를 요청했더니, ‘요즘은 노트북으로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노트북 요리를 해보고 싶은 분들은 유튜브나 블로그에 검색해보면 많은 레시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글을 내놨다. 하지만 필자가 포털에 ‘노트북 요리’를 검색해보니 그 어떤 레시피도 찾을 수 없었다. 

‘노트북으로 만든 요리’처럼 사용자가 내용의 사실여부를 쉽게 구별해낼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스스로 진위파악이 어려울 때다. 가령 이완용이라는 인물에 대해 모르는 외국인이 챗GPT에서 이완용에 대해 묻고, ‘교육발전에 이바지한 교육자’라는 정보를 습득한다면 어떨까. 

이는 생성형 AI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구글이 챗GPT의 대항마로 공개한 바드는 얼마 전 전 세계인이 보는 시연회장에서 오답을 내놨다. 바드의 실수로 이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는 8% 폭락했다. 챗GPT를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도 오답을 제시해 논란이 됐다. 

따라서 노션AI 역시 글의 완성도를 높이고 아이디어를 참고하는 정도의 보조도구로만 활용하는 것을 권한다. 또 AI가 내놓은 결과물에 대해 한 번 더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나도 써볼 수 있나? 

당초 노션AI의 정식 발매일에 대해 공개한 바 없는 노션은 지난 22일(현지 시간) '누구나 노션AI를 사용할 수 있다'고 깜짝 발표했다. 노션에 따르면 노션AI의 알파 버전 대기자 명단에는 200만명 이상이 등록했다. 대부분의 테스터들은 전문 작성보다 자신의 글을 다듬기 위해 노션AI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션은 이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AI를 생각의 파트너이자 편집자로 취급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n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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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션의 모든 이용자가 노션AI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단 노션AI 응답이 20개로 제한된다. 만약 AI기능을 무제한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인당 10달러의 요금을 결제해야 한다. 오는 4월부터는 무료 20개 제한 사용도 없어질 예정으로, 요금을 결제해야 노션AI 기능을 워크스페이스에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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