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을 위하여…"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최태원을 위하여…"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5.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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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불법주차, 조카에게 일감몰아주기…법정에서 독?

최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형제의 법정 번복 등 논란을 반감시키려고 그룹 차원의 '사회적 책임' 모습까지 보이고 있지만, 이를 무색하게 하는 행동들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와, 친조카에 대한 신종 일감 몰아주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개그맨의 말을 인용하면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가 딱 맞는 지적이다.

이는 최 회장이 그간의 그룹 계열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법원 판결 중인 것과 도덕성 논란을 감안할 때 오히려 독을 더 키우는 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따르면,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았거나, 실제 장애가 없는 자가 장애인 전용구역에 주차했을 때에도 과태료 10만 원을 내야한다.

하지만 지난 8일 최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이 서울고법에서 열린 날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량은 법원 장애인 주차구역에 재판이 끝날 때까지 4시간이나 주차됐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4시간 동안 노 관장의 차량이 주차한 것은,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장애인 주차구역임을 감안할 때 공개적인 비난감이다.

▲ 그룹 계열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월 말 선고 공판을 받기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뿐 아니라  대기업 계열 특급호텔에서 결혼식 등의 행사를 할 때 필요한 꽃장식 주문을 호텔 오너의 딸이나 여동생 등 친인척이 운영하는 꽃집에 몰아주거나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례도 드러났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서울 광장동의 쉐라톤 워커힐 호텔과 W호텔 내에는 '블루밍코리아'라는 꽃집이있다. 블루밍코리아는 최 회장의 두 살 아래 사촌 동생이 운영하는 곳.

한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워커힐호텔의 경우 소비자가 원할 경우 외부 업체에서 꽃장식을 할 수는 있지만 호텔 측은 외부업체에서 꽃을 조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호텔에서 할 것을 권유했다.

400여 명의 결혼식 행사에 들어가는 꽃장식 가격은 800만 원(꽃장식+꽃기둥, 부케와 코사지 제외)으로 인원이 100명 이상 늘어나면 꽃 가격도 16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이외에 케이크에 들어갈 꽃장식(100만 원)은 별도. 워커힐 호텔 결혼 상담 관계자는 "반입은 원칙상으로는 가능하지만 보통 일반 꽃 업체가 큰 홀을 장식할 능력이 되겠느냐"며 "그런 능력을 발휘할 업체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검찰과 국세청 등은 최근 재벌가 친인척들이 운영하는 꽃집이 비자금 조성에 사용됐는지 여부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이들 특급호텔이 친인척에게 꽃주문을 몰아주는 것도 문제지만, 부가가치세가 없는 꽃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SK그룹이 계약직 직원 5천 800명을 정규직으로 돌리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SK그룹이 각종 경제민주화 법안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재계가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사회적 책임' 요구에 구체적으로 화답한 모양새를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