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줌인] 기업부터 지자체까지, 챗GPT 열풍에 바빠진 국내 
[트렌드 줌인] 기업부터 지자체까지, 챗GPT 열풍에 바빠진 국내 
  • 김다솜
  • 승인 2023.03.17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챗GPT 홈페이지 스크린샷 ⓒ오픈AI
챗GPT 홈페이지 스크린샷 ⓒ오픈AI

지난해 12월 GPT-3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는 등장과 동시에 전 세계인의 이목을 이끌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유려한 문장 구사와 어떤 질문에도 막힘 없이 내놓는 답변 등으로 챗GPT는 단어 그대로 열풍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각계각층에서 챗GPT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챗GPT 활용 범위를 두고 고심에 빠진 한편, 각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챗GPT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지기도 했다. 국내 IT 기업들은 생성형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대학가는 챗GPT 경계령?

챗GPT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이에 논문이나 보고서 작성 등 학교 과제에 챗GPT를 활용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미국 대학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피할 수 없다며 활용 가능 범위와 한계 등을 교수가 명확히 제시하도록 지침을 세웠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은 수업에 챗GPT 사용 가능 여부와 허용 가능 방식 등 기준을 명시했다. 과제 구성시 챗GPT가 답할 수 없는 종류의 과업을 요청하거나 출처를 표기하도록 하는 규정도 내세웠다. 예일대는 강의계획안에 챗GPT 활용이 불가능할 경우 반드시 기재하도록 했다. 

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곳도 있다. 미국 뉴욕시 교육부는 지난 1월 관할 공립고에서 챗GPT 사용을 금지하도록 했으며 미국 파리정치대, 영국 옥스퍼드대, 홍콩대 등은 챗GPT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대학 및 교육당국 차원의 관련 지침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대학 수업에서 챗GPT 활용 여부는 교수 개개인의 재량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수도권 한 국제학교에서 챗GPT로 작성한 영문 에세이를 적발, 전원 0점 처리한 사례가 알려지며 관련 가이드라인이 빠르게 마련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모아지기도 했다. 

국민대는 지난 2일 국내 대학에선 최초로 ‘인공지능 교수학습 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인공지능 활용 여부 명확히 밝히기 등 10가지 항목에 대해 자율적 가이드라인이다. 전국 시도교육청도 챗GPT 활용방안 등을 고민 중이다. 

충남교육청은 챗GPT 교육현장 활용을 위한 도움자료를 전국 최초로 만들어 보급했다. 부산교육청은 교육복지 중점학교 중 초·중학교 40학급을 선정해 챗GPT 윤리교육과 올바른 활용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서울교육청은 교사용 ‘AI 첫걸음’이라는 교육자료를 보급했다. 

 

■ 기업부터 정부까지, 챗GPT 대응 ‘바쁘다 바빠’ 

지난 8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챗GPT 대응을 위한 초거대 AI 정책방향 등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해 제3차 AI 최고위 전략대화를 개최했다. 이 장관은 “초거대 AI 분야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챗GPT 같은 초거대 AI 서비스를 내놓고 투자도 매우 큰 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민관의 역량을 총 결집해서 국가적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함께 3월 중 초거대 AI 산업 정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오는 20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도민을 대상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은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와 기회’를 주제로 윤리·창업·교육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식을 공유할 예정이다.

도는 이외에도 챗GPT를 도정에 적용하기 위해 ‘경기GPT 추진방향’을 설정, 앞으로의 도입방향과 정책로드맵 수립, 도정 활용분야 발굴 등을 총괄할 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오는 5월부터는 모든 도민이 AI를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AI 시민창작단’ 사업이 시작될 예정이기도 하다. 

목포시는 지자체 관광앱 최초로 챗GPT 및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등을 기반으로 한 AI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해외 관광객에게 챗GPT를 이용한 맞춤형 관광 정보를 제공하고, 하이퍼클로바를 이용해 국내 관광객에게도 최적화된 관광정보를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도 챗GPT 사업 활용에 나서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생성형 AI와 자사 검색 역량을 접목한 ‘서치GPT’를 올 상반기 안에 출시하기로 했다. 삼성SDS와 포스코ICT는 국내 업무 자동화 솔루션(RPA)에 챗GPT 기능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드테크(AdTech) 기업 와이더플래닛은 챗GPT 기능을 광고업계에 탑재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카피라이터 문구를 학습시켜 디지털 광고 업계 전반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챗GPT 및 GPT 시리즈즈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병행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과 챗GPT를 연계해 정보 검색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챗GPT 열풍의 주역 오픈AI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챗GPT-3을 내놓은지 4개월 만에 GPT-4를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각종 외신에 따르면 GPT-4는 복잡한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있으며 인간의 감정도 흉내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이날부터 기업용 GPT-4 사용권 판매를 시작했다. 월 20달러를 지불하면 구독할 수 있는 챗GPT 플러스 개인 이용자들은 추가 부담 없이 GPT-4 경험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