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경보 발령 위급상황, 반려동물은 대피소에 못 간다? 
경계경보 발령 위급상황, 반려동물은 대피소에 못 간다? 
  • 김다솜
  • 승인 2023.06.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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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 캡쳐화면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 캡쳐화면

지난달 31일 벌어진 서울시의 경계경보 발령으로 한 차례 대피소동이 벌어졌다. 한 차례 해프닝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일부 시민들의 걱정은 사그라들지 않은 상태다. 전쟁 등 실제 위급상황에 닥쳤을 때 반려동물은 대피소에 출입할 수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는 이때, 관련 법규를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계경보 오발령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은 함께 대피할 수 없다는 글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 반려동물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에 따른 내용으로, 반려동물은 대피소 출입이 불가하며 재난 발생시 집 안에 반려동물을 두고 보호자만 나올 것을 권고한다.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반려동물을 두고 가느니 같이 집에 남겠다’, ‘동물들이 차지하는 자리에 사람 한 명이라도 더 있는 게 맞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긴급 대피소에 강아지 출입금지를 두고 찬성과 반대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화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을 수정해 재난안전포털을 통해 배포 중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재난 발생 시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집에서 가까운 시설(임시주거시설) 목록을 만들라’고 명시돼 있다. 다만 반려동물 수용 여부는 시설 운영 주체의 재량인 데다, 반려동물 입장 가능 대피시설을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지 등은 확인이 불가하다. 

즉 반려동물 대피소 출입 불가 내용은 삭제됐지만, 여전히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대피소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반려동물만을 위한 대피시설을 마련하고 있으며,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대피할 수 있는 공간도 운영 중이다. 평소 재난 시 반려동물 동반 대피 요령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며 대피용품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미국은 ‘반려동물 대피와 이동에 관한 법률’을 제정, 30개 이상의 주에서 재난시 동물 대피 공간 운영과 지원을 의무화하고 있다. 호주는 재난 단계별 반려동물 관련 지침을 마련했으며, 집에 남겨진 반려동물을 구조하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에서는 상황에 맞는 행동지침을 안내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재난 발생에 대비해 사료와 물, 목줄 등의 반려동물 용품을 담은 재난키트를 구비해두고 대피 과정을 연습해볼 것을 권장한다. 

재난이 발생할 경우 반려동물을 이동장에 넣고 재난키트를 챙겨 대피시설로 이동하며, 시설 내에서는 관리자에게 적극 협조하도록 한다. 재난 발생 후에는 반려동물의 건강을 유심히 살피고 집 내외부를 소독하는 등 위생에 각별히 신경 쓴다. 만약 대피 중 반려동물을 유실한 경우 관련 기관에 문의하고 유실·유기동물 정보 사이트를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