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지도 수년이지만, 여전히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잡히지 않고 있다.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계각층의 노력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기동물 지원에 나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반려동물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기업들도 사회공헌 차원에서 앞장서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유기된 동물은 총 11만8273마리에 달한다. 유기동물은 2019년(13만5791마리)까지 5년간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0년(13만401마리)부터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해마다 10만마리 이상의 동물이 보호자를 잃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반려동물 유기·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동물등록제를 시행 중이다. 생후 2개월 이상인 반려견의 주인은 지방자치단체에 반려견의 정보를 등록하고, 등록정보가 담긴 칩을 내·외장형으로 부착하도록 했다. 이를 어기고 적발된 경우 과태료를 물게 돼 있으나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반려견 등록률은 53%에 불과했다.
제도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법 제정 및 시행보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각 기업들은 유기동물보호단체 후원이나 캠페인 등을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에 약 3600만원 상당의 펫 공기청정기 제품을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지난 3월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펫 공기청정기 판매금액의 1%를 기부하는 이벤트를 통해 마련된 것이다. LG전자는 앞서 지난 2021년에도 유기동물보호시설에 펫 세탁기와 건조기를 기부한 바 있다.
엘리베이터TV 기업 포커스미디어코리아와 친환경 화장품 스타트업 힐루시메디코스는 부산지역 유기동물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이달 16일까지 진행한다. 엘리베이터TV에 나오는 힐루시 제품을 구매하면 동물사랑 기부 캠페인에 자동 참여되며, 상품 판매 수익금 일부는 ‘부산시 동물사랑 나눔뱅크’에 기부될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유기동물 원스톱 의료서비스 구축을 위한 이동의료차량을 국경 없는 수의사회에 기증했다. 이동의료차량 전달식 이후에는 KB손보 임직원 가족들과 국경없는 수의사회 회원 등 총 160명이 보호소 환경 정리와 유기견 산책, 의료봉사 등 다양한 돌봄 활동을 진행했다.
생활문화기업 LF의 패션브랜드 ‘헤지스’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동물자유연대 유기동물 보호센터 ‘온 센터’(ON center)에 반려동물 복지 증진 사업 기금으로 2000만원을 기부했다. 헤지스는 사내에 유기견 봉사활동 동호회를 운영하는 등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동물자유연대와 협력해 보호소 동물 지원 기금 1억원 기부, 입양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 펫 파크에서는 보호소 동물에 대한 관심과 긍정적 인식 확산을 위해 보호소 동물의 생일파티 ‘오해피데이’ 캠페인을 개최하기도 했다.
국가 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7일 ‘민간동물보호시설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민간동물보호시설 농지전용 허가면적 상한을 기존 1000㎡에서 1만㎡로 확대하고 입지·건축물 등 법적 쟁점 해소와 시설개선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개별 컨설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자체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를 위해 전문 입양센터 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15일까지 사업 공모를 진행했으며, 신청 지자체를 대상으로 부지 적정성, 프로그램 운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2개 지자체를 선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NAWIS)의 유기동물 정보 제공 확대, 민간 입양 전문기관과의 협업 강화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